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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COCO Apr 25. 2021

4월의 한강

 

가까이에 있어 고맙고 

어느 하나 아쉬움 없이 충분하다


아이들에게는 놀이터가 되고 

연인에게는 아름다운 데이트 코스가 되고 

어르신들에게는 무료 운동장이 되고 


울적한 이에게는 한숨을 받아주는 바람이 되고 

외로운 이에게는 말없이 충실한 벗이 되고 


가난한 이와 부유한 이를 구분하지 않는

흔치 않은 도시의 공평함


추운 날에는 얼어붙은 풍경이 놀랍도록 아름다웠고 

꽃이 피는 지금은 연애하는 마음인 듯 설레인다 

무더운 여름 밤은 또 얼마나 시원했던지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서울의 소시민에게 

한강은 겸손한 오아시스처처럼  

잠시라도 

돌아가면 다시 

버석버석 메마른 일상일지라도 


하늘도 보고 바람도 느껴보는 이 무해한 한나절이 

작은 위로가 되기에 충분하다 


자주 좀 오자 하면서도

그게 왜그리 마음 같이 되지를 않는지 쓴웃음이 지어지지만

그래도 거기서 늘 그곳에서 

내가 마음만 먹으면 닿는 그곳에서

한강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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