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걷는다.
느릿느릿 여유롭게
뚜벅뚜벅 담담하게
갈팡질팡 초조하게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이 반짝이며
토닥토닥 어깨를 두드리면
괜찮다고 다시 걷는다.
견디어 내는 건
묵묵히 그 일을 하며
아무리 흔들리더라도
끈질기게 놓아버리지 않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지금을 사는 것이다.
일단 해본다.
여러 가지 모양의 후회를 하더라도
미련은 남지 않을 테니.
늘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걸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어른이 되어간다.
긴 호흡으로 묵직하게 간다.
성급히 얻으려는 마음은 탈이 났고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어버렸다.
두려움과 즐거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며
저 먼 곳 어딘가에 답을 두고
차곡차곡 쌓으며 걸어간다.
모두 다 지나간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기쁜 일도 슬픈 일도
그저 마음을 살피며 여러 가지 형태의 시간을 담백하게 흘려보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