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이라 더 무서운 꿈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기반한 감정 기록

by 황지

오랜만에 무서운 꿈을 꿨다.


평소라면 꿈의 뒷이야기가 궁금해 5분 잠깐이라도 잠을 청하려 했을 테지만 이번은 아녔다. (근데 몇 번 시도해본 결과, 바로 잠든다해도 그때의 꿈이 이어서 재생되지는 않더라)


꿈 속 두려움은 귀신, 드래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이가 이유없이 수수 빠지는 추상적인 꿈에서 기반했었다면, 이번은 죽음에 관한 꿈. 현실판 그 자체였다. 있을법함에서 오는 공포는 더 생생했다.


오전 6시를 좀 지나고 있을 무렵, 7시에 알람을 맞춰놓았지만 자동 기상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꿈에서 깸과 동시에 다행이라는 말이 아주 절로 나왔다. 꿈꾸며 나도 모르게 몸에 긴장이 들어갔을까, 어나니 한 쪽으로 눌린 채 잤는지 목도 저렸다.


문득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던 날, 중학교 2학년 때의 기억이 재생됐다. 사회시간 쨍쨍한 여름날, 짧막한 자유시간이 주어져 엎드려 잠깐 얕은 잠을 잤는데 당시 병원에 입원해 계셨던 할아버지가 꿈에 나왔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학교 끝나고 바로 할아버지한테 가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전화를 했고, 다음날 아침에 같이 가자는 말에 우선 집으로 향했다. 그런데 환한 아침이 찾아오기 전, 검은색 동트기 전 하늘 배경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어제 그 마음이 들은 직후 바로 갔어야했다고 맘속으로 후회를 얼마나 했었는지 모겠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인사를 다니시다가 딱 자고 있어서 타이밍 좋게 와주신건가. 을 고요히 감고있는 할아버지에게 지막 인사를 전할 때, 친인척 모두에게 둘러싸여, 부끄러워 전하지 못한 내 진심을 꿈에서나마 잠깐이라도 전할 수 있어 참 좋았다.


꿈은 신기한게 마음 속 다른세계와 연결된 느낌이다.


"할아버지! 언니 공무원 됐어요"


저 멀리서 하얀색 반팔 티셔츠 위 바람 송송 체크 조끼를 입은 할아버지의 웃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도 하다.


죽음에 관한 꿈을 꿈으로써 내 주변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서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참으로 중요한 존재인 나의 사람들. 나중에 후회하지 되지 않도록 느끼는 내 진심을 똑바로 보고 말하고,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


다른 원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살아가고, 생명이 태어나고 있는 주어진 삶의 환경에 참 감사하다. 나중에 후회없도록 사람을 대하고 관계에 진심으로 임하는 건 참 중요한 것 같다. 돌아봤을때 최소한 스스로 후회는 없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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