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잣나무 숲 백패킹 같은 캠핑

가평 잣나무숲 여행

by 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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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기념으로 자연을 찾았습니다. 일전에 다녀왔었던 가평의 잣나무 숲 입니다.



전에 다녀왔을때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다녀 왔습니다. 퇴사 후 가장 좋은 것이 역시 평일 캠핑을 갈 수 있다는 것이죠.



퇴사 송별회로 술을 많이 마셨더니 그제는 하루종일 두통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좀 괜찮은 것 같아서 짐을 챙겨 천천히 다녀왔습니다.



2시 40분 쯤에 출발 했습니다.



퇴사를 결심하며 달라진게 있다면 금주를 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취해 있는 순간이 어느새 점점 싫어지더라구요, 뭔가 시간이 삭제되는 느낌이라 인생을 허비 한다고 할까요 ?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여튼 술을 먹을 생각을 안하니 안주도 필요 없고 해서 가방이 굉장히 가벼워 졌습니다.



컵라면 하나만 사들고 출발했습니다. 이렇게 하니 가방도 가벼워지고 돈도 안드네요, 원래 갈때는 보통 5만원은 썼었는데 5천원 정도 쓴거 같습니다. 돈도 절약하고 머무는 시간도 온전히 느낄 수 있으니 1석2조 입니다.



가는 길은 꽤 흐렸습니다. 15시 까지 비가 온다고 예보엔 나와있었는데 한 두 방울씩은 떨어졌습니다. 다행히 큰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차를 대고 박지를 찾아 가는 길에 귀여운 두끼비를 보았습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보는 녀석입니다. 반갑네요.








20210615_162217.jpg?type=w1 귀여운 두꺼비



몇 주전에 왔을때는 길이 나있었는데 이제는 길이 풀로 뒤덮혔습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는데다가 한창 여름이라 풀이 너무 많이 자랐습니다.


20210615_162955.jpg?type=w1 길인데 길이 없어졌어요.



저는 크록스에 반팔만 입고 가볍게 갔더니 저런 풀 숲은 좀 무섭더라구요, 혹시 풀 안에 뱀 같은게 있으면 어쩌나...걱정이 됐습니다.


주위엔 아무도 없었지만 상남자 처럼 쫄은 티는 내지 않고 그래도 계속 걸었습니다. 분명히 길인데 길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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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걷다 보니 드디어 첫번째 계곡이 나왔습니다. 언제와도 맑고 푸른 경관입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저 끝쪽으론 안개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계곡에 물안개라..이색적이라 사진을 찍었는데 좀 뿌옇게 보이는 부분이 그 부분 입니다. 아참 여기 갈때는 운동화 신고 가시면 신발 다 젖습니다.


참고 하셔서 신발 선택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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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산을 다녔지만 여기 처럼 원초적인 숲의 형태를 유지 하고 있는 곳도 없습니다. 아까 길이 풀로 뒤덮힌 것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적이 드문 탓에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 하는 이끼도 있고 계곡도 계속 있으며 가장 중요한 인적이 드문 것 까지 마음에 듭니다. 산행길이나 산책 길에 사람들이 많으면 거기서 무슨 사색을 하고 사유를 할까요, 특히 3명 이상 단체는 굉장히 시끄럽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어떠한 자연이든지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사람이 없는 시간에 가서 그 거대한 자연을 독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만한 호사가 또 어디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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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갑니다. 길은 딱 하나라서 잘 못 들어가거나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계속 앞으로 갑니다.



자 그렇게 7개의 계곡을 건너고 바지까지 다 젖으면서 도착했습니다. 오늘의 박지 입니다.




가평 잣나무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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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숲 냄새를 정말 좋아 합니다. 그런데 숲 냄새가 더욱 진해지는 날이 있습니다. 언젠지 아시나요 ? 바로 습기가 가득찬 날입니다.


특히 비가 오거나 비가 온 직후거나 그런날은 숲 냄새가 굉장히 진해집니다. 흙냄새과 풀 냄새 숲 냄새가 어우러져 그 특유의 냄새와 습함을 자아내죠. 저는 이런 순간을 매우 좋아 합니다. 역시 비오는 날은 잣나무 숲입니다. 명불허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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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 전경입니다. 너무 멋진 곳이죠, 어느 잣나무숲 캠핑장과는 다릅니다. 자연 그대로의 원형을 유지 하고 있죠. 바로 밑에는 꽤나 큰 계곡도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름에도 굉장히 시원하죠. 공기가 다르다는 것이 확 피부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한여름에도 밤에는 추울 수 있으니 겉옷은 꼭 챙기시기 바랍니다.



잣나무는 심재가 붉고 겨울에도 푸른 상록수죠. 30미터가 넘게 자라고 지름은 1미터로 한국에서는 1000미터 이상 고산지대에 자연 분포 하고 있습니다. 한대성 수종이기 때문에 남해나 제주도에서는 이 잣나무를 볼 수가 없죠. 소나무랑 구분하는 법은 잎이 5개씩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소나무는 잎이 두개죠 ?



아니 여튼 다시 백패킹 후기로 돌아와서 ...



주위를 좀 둘러보고 오니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운전할대는 흐렸는데 구름이 좀 걷혔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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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들어오는 잣나무 숲...게다가 아무도 없는 이 잣나무 숲은 정말 황홀 했습니다.


이제 구경은 많이 했으니 자리를 펴야죠.


텐트 칠 곳을 고민해 봅니다.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고민이 더 많이 됩니다. 선택의 여지가 많다고 할까요 ? 이게 단점이라면 단점이죠. 선택 할 여지가 없으면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매일 똑같은 옷을 입는다고 하죠 ? 뭐 입을지 고민하는데 스트레스를 받고 시간낭비를 안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박지 선정도 비슷하거 같습니다. 여튼 이날은 행복한 고민이라고 할 수 있죠.



지난 번에 왔을대랑 비슷한 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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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텐트를 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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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를 가져갈까 말까 계속 고민하다가 일단 가져갔습니다. 혹시나 비가 오면 재빠르게 쳐야 하니까요,



일단 가져는 갔지만 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플라이 치는걸 별로 안좋아 합니다. 오늘은 베개로 썼습니다.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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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잣나무의 키가 굉장히 압도적이네요, 자연은 역시 거대하고 웅장해야 제맛 인것 같습니다. 그래야 뭔가 압도되고 인간이란 존재의 덧 없음을 좀 더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거 같아요. 이 맛에 백패킹 다닙니다.


혼자 있는데 조용하진 않습니다. 새소리가 엄청나게 들립니다. 종류도 다양합니다. 웬만한 새는 소리만 듣고 이름을 아는데 모르는 새의 소리도 제법 됩니다. 듣기 싫은 새 소리는 없습니다. 까마귀 정도? 가 되겠는데 까마귀는 많지 않네요. 듣기 좋은 기분 좋은 새소리와 옆에서 흐르는 계곡 물소리로 두 귀가 매우 즐겁습니다. 백패킹을 취미로 하고있고 이 호사로움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또 이런 것에서 즐거움을 느낄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일까요 ? 늘 모든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습니다. 단순한 삶이 행복한 삶일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텐트도 쳤으니 이제 밥을 좀 먹어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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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저녁밥 입니다.



햇반인데 전라렌지도 없고...팬도 없어서 이렇게 밖에 먹을 수 없었습니다. 물을 조금 넣고 약불로 데워 줍니다. 그러면 아주 맛있는 밤이 됩니다.


저는 불을 너무 세게 했고 물도 많니 넣었더니 죽이 됐어요. 그래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잘 먹는 것도 즐거움이라고 산에 가서 고기고 구워먹고 술도 거하게 먹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취향차이지만 저는 간단하게 먹는 것을 선호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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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기 먹으니 20분이면 저녁 식사 시간이 마무리 되네요. 텐트안에 누워서 바라본 하늘입니다.



배도 부르고 바람도 시원하고 하늘도 예쁘네요. 일찍 잠들었습니다. 퇴사 파티의 후유증인지 아직 조금 피곤했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산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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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길을 새벽에 산책했습니다. 백패킹의 가장 큰 장점 중에 하나죠. 새벽의 숲을 산책 할 수 있다는 것이요, 아무도 없는 숲길을 혼자 걷습니다. 생각하고 생각합니다. 사유와 사색을 통해 앞으로의 삶의 방향과 본질, 통찰력을 얻습니다. 저는 항상 이런 숲길을 혼자 걸으면 괴테를 생각합니다. 괴테의 산책과 사색은 괴테를 모르는 사람도 다 알죠. 괴테는 과연 이런 숲길을 걸으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나도 지금 이런 숲길을 걷고 있는데 나와 괴테의 사색의 깊이에는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저절로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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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차를 마십니다. 원래 커피를 보통 마시는데 오늘은 차를 가져왔습니다. 오설록 달빛걷기 입니다. 백패킹과 잘 어울리는 제목의 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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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차도 여기에 끓입니다. 흠... 여기에 밥도 먹고 차도 먹고 다 하는데 어제 누릉지가 생겨서 바닥에 밥이 있었어요. 그냥 아랑곳하지 않고 차를 끓입니다. 맛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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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고 독서를 합니다. 숲에서는 역시 독서를 해야 제맛이죠.


날씨가 정말 좋죠. 숲에서 독서하기 좋은 날씨 입니다. 숲의 냄새는 정말 황홀하죠. 피톤치드 향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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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리더기도 샀는데 그건 안갖고 다니게 되네요.. 갤탭은 읽으면서 얻은 통찰력이나 사유를 바로바로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것때문에 이북리더기를 안갖고 다니게 되는거 같아요. 그건 기록할수가 없거든요. 갤탭도 팔려다가 그러한 이유에서 지금 못 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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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조금 졸려져서 들어와 누웠습니다. 텐트 안의 풍경입니다. 굉장히 아늑하죠 ?


제 몸에 딱 맞습니다. 이런 공간에서 인간은 안정감을 느끼죠, 고양이 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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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홍보 제대로 하네요. 힐맨껀데 제 첫 텐트이자 마지막 텐트 입니다. 백패킹을 ..3년정도 한거 같은데 3년 동안 저거만 쓰고 있습니다. 제주도 종주 하러 갈때도 가져갈거 같은데 새로 홍보용으로 하나 줬으면 좋겠네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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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쯤 된거 같네요. 이제 집에 가야겠습니다. 집에 가서 할일이 많거든요. 자리를 깨끗하게 치웠습니다. 한게 없어서 치울것도 없네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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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일일까죠 , 날씨가 정말 너무 좋네요. 미세먼지가 0입니다.



지난번에 본 올챙이녀석들오 많이 컸네요 . 배가 빵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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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걸어 줍니다. 좀 덥네요. 햇빛이 너무 강렬해요.



이 아름다운 길을 걸으며 또 괴테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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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집에 와서 샤워하고 팩 하나 하고 후기를 씁니다.




이상 아무도 없는 가평 잣나무 숲 백패킹 후기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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