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악산 백패킹, 계곡이 너무 많아 여름에도 시원한 산

by 참새


삼악산에 다녀왔습니다. 춘천에 있는 강원도 기념물 제 16 입니다. 높이는 655.82M 로 용화봉이 정상입니다. 삼악산 올라가는 주자창이 완전히 도로 길가에 있어요, 주차 할때 조심하셔야 합니다. 유료이며 돈을 내면 춘천페이머니를 줍니다. 지역화폐는 삼악산 입구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시니 거기서 물 같은거 사서 올라가시면 됩니다. 올라가는데 명부를 적습니다. 온도도 측정했습니다. 명부 적는데 가방 보시더니 자고 내려오시다고 묻습니다. 그렇다고 했습니다. 자는 사람 많냐고 여쭈니 주말에는 많다고 하십니다. 대답을 뒤로 하고 올라갑니다.


주차장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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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악은 정상인 용화봉을 포함하여 청운봉, 등선봉. 이렇게 봉이 3개로 삼악산이라는 이름이 갖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화려한 기암 경관을 갖고 있고 입구에서 부터 한시간 정도는 계곡을 끼고 올라가기 때문에 눈과 코가 즐거운 산행이 보장 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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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악산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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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주차를 하고 쭉 들어 옵니다. 입구에서 부터 엄청난 협곡이 마치 대만의 타이루거 협곡을 연상케 합니다. 예전에 몰래 보던 무협지의 한장면을 보는것 같았습니다. 은거 무림 고수가 기거하며 호연지기를 단련하고 운기초식을 하고 있을 것만 같은 그런 곳입니다. 이런 곳이 대한민국에, 그것도 서울 근교에 있었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이날 올라갈때 저 혼자였습니다. 이런 멋진 곳을 독점할 수 있다는 것도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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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과 폭포를 따라 계속해서 올라 갑니다. 아주 시원합니다. 높은 폭포에서 떨어져 부서지는 워터 미스트가 더운 제 몸을 완전히 식혀 줍니다. 더운 여름에 가도 이 곳은 전혀 덥지 않으니 안심하고 찾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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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를 따라 계곡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물도 굉장히 맑습니다. 입장료를 받아 관리가 되고 있어 그런지 쓰레기도 없습니다.


크록스를 신고 올라갑니다. 트레킹화 하나 가져오긴 했는데 크록스가 더 편합니다.


산이 험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개미 같은 귀여운 짜식들이 깨물수도 있어서 양말은 신었습니다. 저의 소중한 최대 보호막입니다. 사진으로 보니 크록스가 진짜 비루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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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이 어느새 1키로미터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쉽네요 삼악산.


계속해서 올라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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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다보니 공터 같은게 나옵니다. 의자가 있길래 힘들진 않았지만 잠시 어깨를 풀어 줍니다. 쉴 수 있을때 쉬는게 중요합니다. 여기 올라올때 까지도 한명도 못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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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먼진 산이 이렇게 식은 죽 먹기라니 너무 쉽고 예쁘네 ? 하고 올라가는데 갑자기 돌 계단이 나왔습니다. 세보진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3만개 정도 될 듯 합니다. 여기서 부터 시작이라는 글을 본게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계속해서 올라갑니다. 진짜 3만개 맞는거 같습니다. 돌계단이 끝이 없습니다. 게다가 경사도 꽤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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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오다 보니 꽤 올라왔습니다. 정상에 온 듯 합니다. 용화봉에서 경치를 한장 찍어봅니다. 물론 제 셀카는 안찍습니다.


아저씨들 블로그 보면 무슨 경치 사진 보다 자기 셀카가 더 많습니다.


뭐 자기 블로그니 상관은 없지만.. 똑같은 배경에 똑같은 표정과 자세의 셀카 사진을 20장씩 올려 놓는건 너무 하다고 느껴질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나르시즘. 자기를 사랑하는 건 좋


은 것 같습니다. 그점은 저도 배워야 될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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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크에 텐트 치는걸 좋아 하진 않습니다. 재미도 없고 등산객에게 방해 되는 느낌이라 원체 민폐끼치는걸 싫어 하다보니 데크박을 안좋아 하는데 여긴 진짜 데크말고는 텐트 칠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반대편 아래까지 내려가 봤는데 없에요. 어쩔수 없이 데크에 칩니다. 그런데 여기는 텐트 2동 밖에 안들어 갑니다. 제가 도착했을때 텐트 한동이 이미 있었습니다. 운이 좋아서 자리가 하나 있었는데 주말엔 거의 풀방일거 같아요. 자리가 마땅치 않으니 참고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주말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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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해서 출출하기랠 슾을 하나 데워 먹습니다. 커피 대신 멋진 뷰를 보면서 따뜻한 스프를 먹고 있노라 하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이와중에 손이 곱네요 어찌 이 험한 백패킹을 다니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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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대충 먹습니다. 야경이 멋집니다. 날히 흐린편입니다. 안개도 좀 꼈습니다. 하지만 도시의 이 밝은 빛을 다 가리진 못합니다. 저 빛들을 우리는 광해(光害)라고 부릅니다. 네온사인이나 야간 조명 따위의 불빛 때문에 공중의 먼지층이 희뿌옇게 되어 기상 관측에 방해가 되는 따위의 공해를 뜻합니다. 보통 별을 보러 다니는 사람이 그렇게 부릅니다. 저는 별을 보러 온건데 저 광해인 도시의 빛 때문에 하늘의 빛인 별이 하나도 안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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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예보에는 비 소식이 없었는데 내일가지 이어진다면 망했네요. 빗소리를 자장가를 삼아 잠에 듭니다. 옆동 아저씨는 이때까지 같이 잔 이웃중에 제일 조용합니다. 얼굴도 못봤습니다. 아무것도 안하시는지 아무 소리도 안들립니다. 저보다 조용한 사람 처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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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아침에 일어났는데 비가 쏟아집니다. 정리하고 내려갈 일이 막막합니다. 돌계단 어찌 내려가죠 ? 하지만!!!!!!!!!!!!!! 비오는 산 정상의 이 특유한 분위기와 에너지를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다행히 비가와서 등산객들도 전혀 없습니다. 좀 더 늑장 부려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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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아래 구름이 있습니다. 산신령이 된 것만 같은 그런 기분에 산에 올라오기전의 그 많던 번뇌와 잡념들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을 만끽합니다.


그 무엇이 무언 의미가 있을까요 ? 모든 고민과 잡념들은 단 하나로 귀결됩니다. 그러려니 내려놓습니다. 세상사 일어나지 않으란 일은 없고 법도 없습니다. 그런 일들이 남에게 일어나지 않을 일도 없고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법도 없습니다. 모두가 그냥 흘러가는대로 지켜 봅니다. 그리고 나를 지켜봅니다. 우리는 이것을 알아차림이라고 부릅니다. 가만히 내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들을 바라봅니다. 감정들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지켜봅니다. 문득 명상에 빠지는데 등산객 아저씨 한분이 올라오십니다.


구름을 내려다보며 명상에 빠진 아저씨는 할말이 많으신지 이 산의 아름다움을 저에게 공유해주십니다. 제가 어려보여서 그런지 산에서 텐트치고 자면 아저씨들이 그렇게 부러워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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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자네처럼 살았어야 하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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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산에 갈때 마다 듣는 것 같습니다.


다행히 구름이 조금씩 걷힙니다. 내려가도 될 것 같습니다. 등산객은 그 아저씨 한분 말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삼악산이 인기가 없는 산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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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보다 더 예쁜 하산길입니다. 밤새 비가 와서 그런지 수량이 꽤 늘어난 듯 합니다. 물만 보면 발을 담궈 봅니다. 발이 굉장히 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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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벗고 조금 쉬어갑니다. 어깨가 힘드네요. 급할 거 없으니 푹 쉬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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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길입니다. 안개도 적당히 껴있고 옆에 계곡도 길따라 흐르니 그 분위기가 매우 스산합니다. 저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 합니다. 비가 와서 그런지 하산길에도 아무도 없습니다. 조용하고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조용함' 입니다. 이 좋은 자연에 시끄러움이 더해 진다면 그곳은 더이상 좋은 곳이 못됩니다. 그냥 시끄러운 곳이 되지요. 시끄럽게 단체 산행 다니시는 분들 산에서는 조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산 동물 친구들도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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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가 많습니다. 물 소리가 꽤나 커서 사실 사람들 소리는 많이 묻힐 것 같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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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루거 협곡을 가장 많이 떠올리게 한 구간입니다. 비가 더해져 채도가 두단계 정도 올라간 것 처럼 보입니다. 눈이 호강하는 날입니다.


들어가서 몸을 담그고 싶은 곳인데 닿을 수가 없는 곳입니다. 아쉬운 마음에 한참 바라 본 곳 입니다. 절대로 무리해서 들어가면 안됩니다.

내려가다가 더 좋은 곳을 발견 했습니다. 이곳은 들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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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 까지 오는 깊이 입니다. 물이 굉장히 시원합니다. 폭포에 머리 대고 싶었는데 차마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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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려왔습니다. 고양이 친구들이 있네요. 저는 길고양이만 보면 꼭 사진 찍습니다. 고양이 4마리네요. 찾아보세요.

이제 집에 갑니다. 오늘도 집에가며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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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집이 최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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