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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새 Dec 29. 2021

대기업 퇴사하고 귀촌하기

귀촌하려고 연봉 7천 대기업 퇴사

한해를 돌아보는 글을 쓸 요량으로  올해 쓴 노트들을 쭉~ 보다가 2020년 12월 19일 직장생활의 단상에 대하여 쓴 글을 발견했다.

이거다. 이 글로 21년 결산글을 시작해야겠다.


당시 글을 보니 직장생활이라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마음을 품고 있었나보다. 의미도 없고 재미도 없는 직장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이리저리 도망다니며 허송세월만 보내는것이 하루 일과 중 큰 업무임에 고충을 토로하는 글이다.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지만 모든 직장인이 한번씩 마주 한다던 내 일을 하고 싶다는 그 욕망이 내게도 찾아온 것이었다. 끝이 보이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나만의 일을 찾고 싶었다.


6년 정도되는 직장생활 중에 처음으로 회사를 가기 싫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 딱 그맘때 쯤이었다.


혹자는 말한다. '일'은 원래 고통을 수반하는 일이고 생존을 위한 수단, 그 이상이 될 수 없으니 일, 직장 외에서 행복을 찾고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하며 삶의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좋은 일'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며 자아실현과 몰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에 가깝게 이끌어 주는 몇 없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경제활동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나는 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나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직장의 환경도 매우 중요하다.


좋은 직장이란

1. 나의 능력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task 가 주어지며

2. 도전적이고 새로운 일을 할 수 있고

3. 전문적이고 존경할만한 사람의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일은 게임과 본질적으로 같아지면서 괴로운 것이 아니라 즐거운 것이 된다. 우리는 '일'을 통해 자아실현과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작년 이맘때쯤 내가 하던 일은 도전적이지도 않았고 새롭지도 않았으며 내 수준보다 낮은 일을 하고 있었고 전문적인 피드백을 받기 어려웠다. 적어 놓고 지금 생각해보니 어느 하나 만족할만한 부분이 없다. 그 당시의 내가 일로 스트레스를 받을만도 했구나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퇴사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실업율 높은 이시국에 그래도 대기업을 자아실현이나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고 해서 그만둔다는 것은 배부른 소리였다. 한 직장을 40년 동안 다니고 계신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퇴사란 엄청나게 큰 사건으로 느껴졌다.


21년 1월 3일: 회사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한해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한걸 보니 마음을 잡고 열심히 회사 생활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1년 1월 11일 : 일찍 일어나기 시작(이때쯤 부터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는데 저녁 시간으론 부족해 새벽 독서시간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21년 1월 14일 귀촌 준비 - 관심사가 지속가능한 삶과 귀촌이다 보니 그런 책을 많이 찾아 읽게 되었고 어느새 귀촌 장소, 삶의 방식 고민, 6차 산업 고민을 하고 있었다. 막연하게 이렇게 살고 싶다 정도의 생각이었다.


21년 2월 14일 가방도 없이 울산에 감. (미니멀리스트 존심으로 원래도 짐이 없지만 아무 가방없이는 처음가봤다. 묘한 쾌감과 우월감이 느껴졌고 엄청나게 많은 짐, 캐리어를 끌고 있는 사람들에게 권태를 느꼈다.)


21년 2월 15일 : 책 집필을 시작, 미니멀리즘, 단순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고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싶었다.


21년 4월 7일 : 단순한 삶을 살다보니 돈을 지금처럼 벌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지금부터 전력으로 준비해서 늦어도 4년 안엔 귀촌을 하기 위한 구체적 구상했다.


21년 4월 10일 : 퇴사를 할까 생각. (그룹, 업종, 직책에 대한 비전의 부재, 몰입의 부재, 시간적 여유, 회사 가기 싫은 마음 증폭)


21년 5월 5일 : 퇴사 결심(4년이고 뭐고 어짜피 할거면 지금 하자 생각)


21년 5월 11일 건강검진 결과 후 이상없으면 퇴사 선언 하기로 타이밍 선정완료-이상없음.


21년 5월 15일 : 팀장 퇴사 보고.


21년 5월 17일 : 조직장 퇴사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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