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옷도 옷이듯

by 우주선


글을 매일 쓰겠다고 다짐 후 한동안은 꾸준히 썼다. 짧게 써도 괜찮다고 마음먹으니 주제만 찾으면 매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꾸역꾸역 매일 쓰다 어느 날 하루 놓치기 시작한 순간부터 마음의 불꽃이 꺼졌다. 역시 무엇이든 꾸준히 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고, 글쓰기는 어려운 탓을 하며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어느새 24년도 거의 다 지났다.





내게 가장 힘든 건 받아들이는 것. 마치 알겠다며 이해는 하면서도 한편으론 믿지 않으며 그 사실을 부정한다. 그러다 보니 사고회로가 고장 났나 보다.

무언가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을 마주함-> 부정->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 척하며 내심 내가 기대한 바에 맞춰질 거라 생각-> 절대 그럴 리 없음-> 실망 및 우울감 지속

이 패턴의 반복이었는데 그러다 운 좋게 얻어걸리면 얻어걸리는 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안되면 안 되는 대로 지쳐갔다. 이 사실을 직면했으나 쉽게 고쳐지지 않았다. 이 말에도 모순이 있다. 사실은 직면을 제대로 못한 거지.



이런 사고방식은 내게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았다.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누군가에게 말한 이후 시간은 꽤 흘렀으나 결과가 없었다. 당연하다. 치열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쓰려고 하지 않으면, 어떻게든 붙들고 쓰지 않으면 그냥 빈 화면만 남는다.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된다는 사실을 정말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려면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만두지 않는 것이다. 구멍 난 옷도 옷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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