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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지 Jun 29. 2019

나의 소확행은 바로 이것!

휴일 아침 운동이 내게 준 행복~♡

몇주전  아침의 단상


그날 느지막이 일어났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아이를 다그쳐서 동네 공원을 나왔다. 운동기구를 하나씩 타보고, 공원 중앙의 자그마한 트랙을 함께 걷기 시작한다. 심지어 아들은 휴대폰의 '만보기'앱을 켜서 운동량을 체크한다. '역시 요즘 아이들은 심하게? 빠르군'


작은 트랙을 아이와 함께 돌며 이런저런 얘기가 오고 간다. 주로 아이가 요새 빠져있는 게임 이야기다. 게임에서 어떻게 하면 이기는지 과학자가 나오면 'bad ending'이 된다는 둥 아이는 연신 신나서 재잘거리고 나는 호응도 해주고 게임 규칙에 대해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그렇게 트랙 몇 바퀴를 돌고 돈다.


점점 배가 고파온다며 지친 기색을 보이는 아들에게 트랙을 돌며 해준 이야기.


 "아침 운동이 왜 필요한지 알아?"

"왜요?"

"그건 아침을 '맛있게' 먹기 위해서야. 그러니까 조금만 더 움직이자."

"더 걸을수록 더 맛있는 아침이 우리를 기다리니까"


의 대답에 아이의 갸우뚱한 표정이 왜 이리 귀여운지.


사내아이들과 운동의 백미는 '공차기' 아닐까. 트랙을 다 돌고 바로 옆 풋살장으로 이동한다. 오랜만에 미세먼지 '보통'인 날 아침이다. 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눈부시다. 파란 인조잔디를 밟으며 공을 툭툭 차고 받고 하면서 아이도 나도 쉴 새 없이 뛰어다닌다. 이 시간 동안은 아이도 어른도 작은 공 하나로 몸과 마음이 확 풀어진다. 몇 번 하다 보면 몸이 지치고 그렇게 아침 운동은 자연스럽게 마무리된다.


침 산책과 운동의 시간, 나는 아이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그 시간이 가진 의미를 알려 주려 한다. 함께 걷는 산책은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지고 대화를 통해 아이와 나의 교감을 높이는 시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몸을 움직여 에너지를 쓰고 우리 몸이 갈증과 배고픔의 신호를 보낼 때 더 맛깔난 식사가 가능하다는 것도 알려준다.


시간과 시간. 활동과 활동. 그 자체로 그냥 해치우고 지나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각각이 연속되고 연계되고 상호작용을 통해 더 큰 가치와 의미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오늘 아침 아이와 함께 한 1~2시간 남짓의 시간. 이 시간은 아이에게 그리고 내게 어떤 의미로든 남겨질 테지. 소소한 행복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일상의 시간, 그 하나하나의 의미를 찾으면서 그 시간을 오롯이 즐기는 것.


그리고 우리 동네 맛있는 수제핫도그집은 바로 그 '소확행'의 정점에 있었다!


결국 우리가 찾는 삶의 행복이란게 이런 게 아닐까.

우리동네 수제핫도그집 브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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