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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지 Dec 31. 2021

12.31.

한해의 마지막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내년에도 파이팅입니다."


늦은 오후 종무식이 끝난 시간. 사무실은 직원들끼리 새해인사로 한창 분주하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나도 어정쩡하게 인사에 끼어들기도 하며 올해 마지막날을 그럭저럭 보내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올해가 그다지 다채롭지는 않았다. 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지리일상의 반복속에서 가끔씩 전시회와 카페, 짪은 여행 한두번을 통해 머리를 식힌게 다였.


아!

올해가 왜 그렇게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나 했는데 이제 기억이 다. 지난 1월 주차장 빙판에 미끄러져 발목이 부러진 일이다. 거의 6개월을 동네 병원을 오가며 부러진 곳을 치료했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듯 그 일을 새까맣게 잊고 있었다니. 반년이라는 짪지 않은 기간 오로지 제대로 걷겠다는 생각만으로 내게는 벅차고 분주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동네 공원에 산책도 나가고 다시 등산도 하고 다시금 생활반경을 조금씩 넓혀갔다. 이제 아무렇지 않게 여기저기를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니 일년이란 시간이 어느새 훌쩍 지나가 버렸다. '세월이 야속하다'는 말은 이럴때 쓰는 말이 아닐까.


뭐 지금이라도 뭔가 새로운 도전을 결심한게 어딘가.(구체적인 결심의 내용은 이후에 성과가 나오면 제대로 '썰'을 풀어놓을 예정이다) '아무것도 하지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을 요즘 부쩍 자주 떠올린다. 뭐라도 시작하자고 결심하는 것 자체가 어쩌면 더 넓고 새로운 세상에 들어서는 비밀의 문을 여는 열쇠가 아닐까.


결심한다는 .

생각보다 힘든 과정이자 난해한 객관식문제 같은 것이다. 선택지가  많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안할수 있는' 항목언제든 바로 코앞에서 아른아른거리며 나의 선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덩달아 내면의 지독한 나약함은 언제든 고개를 치켜들고 나를 압박한다.


'쉽고 편하게 살라고.' 

'머리아프게 괜히 일 벌이지 말라고.'

'시간버리고 돈 버리는 일이면 어쩌려고 그렇게 무모하게 시작하냐고.'

'기타등등 주저리주저리...'

지리한 내면의 싸움은 고요하지만 치열하게 진행된다.


싸움의 끝은 그냥 '결정'하는 것이다. 뭐든 결심을 하고 시작하면 된다. 새해가 밝았으니 새로운 결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쉬웠던 한해를 마무리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결심을 해보면 어떨까. 이렇게하든 저렇게하든. 아무튼 결심은 어려운 것이지만 그래도 한해의 아쉬움이 아직은 절절하게 그리고 최고점을 찍고 있는 12월 31일이 딱 좋지 않나 싶다.


아직 2021년이 7시간 10분이나 남아있다. 결심을 수십번 하고도 남을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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