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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지 Mar 27. 2022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비즈니스 임팩트 CBC 15기 수료 후기

이번 주(‘22.3.24.~3.25.) 몇 번의 연기와 취소 끝에 드디어 '비즈니스 코칭' 강의를 수료했다. 바로

CBC(Core Business Coaching), 비즈니스 임팩트의 이재형 대표가 진행하는 '코칭' 입문 교육이다. 2일 간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용되는 코칭의 핵심적인 의미와 내용을 집약해서 제공하는 조금은 특화된 강의다. 특히, 이재형 대표는 KT사 임원 출신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CEO, 임원부터 중간 관리자까지 대상으로 하는 코칭법을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감 나게 전달한다.


사실 코칭의 영역은 진로코칭과 같은 라이프 코칭이 보다 일반화되어 있다고 한다. 비즈니스 영역에서는 이재형 대표의 CBC가 선도적인 자리를 확보했다는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 브런치에서 꾸준히 작가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활동에 이끌려 기꺼이 그가 진행하는 강의장을 찾았다.


약수역 1번 출구에서 멀지 않은 곳, 검정과 회색의 아담하고 세련된 건물 3층에 위치한 강의실. 처음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새하얀 벽지를 배경으로 내걸린 강의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알파벳 'CBC'와 빨강, 파랑, 녹색의 CI가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저 세 가지 색깔은 어떤 의미일까 잠시 생각하다가 내 이름표가 놓인 자리를 서둘러 찾아 앉았다.


커리어코치 기관 임원, 전문 여행사진작가, 푸드기업 중견 관리자들, IT기업 임원, 공인 재무설계사이자 컨설턴트, 푸드프랜차이즈 브랜드팀장이자 작가, 취업 준비생 . 총 9명이 참여한 이번 15기는 활동분야, 성별, 나이까지 꽤 다양해서 파트너가 바뀔 때마다 어떤 이야기를 접할지 무척 궁금한 순간이 많았다.


솔직히 코칭이란 분야를 이틀 동안 전부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두 번째 날에야 코칭 실습을 한번 해보긴 했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순서에 따라 진행하는 과정이 많이 불편하고 막연하다는 느낌이 훨씬 컸다. 그럼에도 강의시간 내내 참여자 모두가. 각자 마음의 문을 열고 진심을 담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려는 적극적인 장면이 이어지자. 문득 ‘아, 이런 게 바로 코칭 그 자체가 가진 힘이 아닐까’ 생각했다.


특히 마지막 성과면담 부분에서 각자 파트너의 직속 상사가 되어 지지와 칭찬의 말을 직접 던져보면서. 왜 어떤 조직에서는 이런 조언과 칭찬을 들을 기회조차 없을까 조금은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6개월에 한 번 단 30분이라도 직원이 스스로 작성한 성과 결과를 상사가 함께 검토하고 보완하는 그런 시간 말이다.


사실 민간영역과 공공조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많은 차이를 갖고 있다. 조직의 목표, 조직문화, 조직체계, 수용성 등등. 두 조직을 다르게 접근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면평가, 정기적 성과면담 등등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프로그램이 민간조직에는 넘쳐난다. 그중에서 코칭, 특히 비즈니스 코칭은 조직 구성원 스스로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기업의 성장도 함께 추구하는 것이 바로 비즈니스 코칭의 핵심이다. 기업과 임직원 모두의 성장!


공직에 이 수식을 적용하면, 공무원 스스로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함으로써 행정서비스 전체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과연 불가능한 조합일까.  '행정비즈니스 코칭' 뭐 비슷한 그런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대부분의 조직은 갓 들어온 신입직원부터 대리, 팀장, 과장, 임원 그리고 CEO까지. 각자 다른 재능과 지식수준, 경험을 가진다. 이건 어쩌면 '양날의 칼'과 같다. 각자 너무 달라서 단번에 모두 같은 마음으로 갈 수 없다. 그래서 수평이든 수직이든 체계가 필요한 것이고, 다양한 배경만큼 갖가지 생각들로 넘쳐나고 예상치 못한 시행착오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결국 조직이 그 다양성을 감당할 수 없을 때 그 칼날은 조직 내부를 정면으로 겨누고 있을 것이다.


반면, 각자 자기가 가진 것을 서로 경청하고, 질문하고, 자극하고, 지지하고, 교정하고, 피드백하는. 그런 '일상화‘된 코칭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구성원의 다양성, 그만큼 강력한 무기가 또 있을까. 개인화된 조그만 무기들이 '코칭'을 통해 연결되고 합쳐지고 재탄생해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혁신적인 무기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조직은 다양한 구성원만큼 그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드는 '코칭'과 같은 장치가 필수적이다.


강의 둘째 날, 참여자 한분이 문득 이런 얘기를 했다. 자기가 계속 한 분야에서만 일을 해온 것 같다고. 강의시간 문득 과연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걸까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나는 그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내가 20대 초반 반도체 장비 회사에서 7년여를 근무하면서 어두운 청춘의 터널을 통과하느라 또 다른 세상과 단절했듯이. 30대 초반 공무원이 되어 또다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직 밖 세상을 궁금해하지 않았듯이. 그분도 코칭 수업에서 다양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한 분야에서만 줄곧 일해 온 자신의 삶을 다시금 되돌아봤던 것 같다.


4년 전. MBA에 입학하면서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나도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다. 그분에게 당시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그 감정을 진심으로 공감했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내가 공무원이 되어 각 분야의 기업가들의 몰려드는 MBA에 들어간 것이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었듯이.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은 지식과 통찰을 본인의 일터에도 적용할 날이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찾아올 것이라고. 나도 처음엔 그러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일터에서도 내가 바깥세상에서 배우고 듣고 이해한 것들을 조금씩 적용하고 있다. 직원 소통을 위한 5분 스퀏이 그랬고, 생각하는 공무원 모임도 그렇다. MBA를 가지 않았다면 결코 시도하지 않았을 것들이다.


솔직히 이틀간 겨우 코칭의 개념 정도만 이해하고 온 듯하다. 그럼에도  과정에서 처음 만난 참여자들과의 짧은 대화와 공감의 감정 속에서 나는 더 큰 가치를 찾았다. 세상에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걸 다시금 확인했다.


물론 강의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무엇보다 이재형 대표가 대기업 임원을 관두고 코칭이란 분야로 뛰어들었던 이유를 짧게나마 직접 들을 기회가 없었기에 개인적인 아쉬움이 남는다. 그의 저서 <발가벗은 힘>을 참여자 전원에게 선물함으로써 답을 대신했지만 현장에서 ‘임팩트’ 있는 몇 마디가 주는 감동은 또 다르지 않았을까 싶기 때문이다. 강의 교재와 수백 장의 PPT 슬라이드를 활용한 그의 프로그램 진행은 시종일관 무척 흥미롭고 단 한순간도 다른 생각이 끼어들 수 없을 정도로 잘 짜여졌다. 거의 빈틈이 없다는 의미다. 그래서 내용에 벗어날지라도 자유롭게 질문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툭’ 던져보고 답변하고 하는 시간이 조금 더 늘어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강의 마지막 슬라이드에 담긴 사진 한 장이 기억에 남았다. 양손에 도구를 든 채 스스로를 조각하고 있는 조각상이었다. 나란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스스로 만들어(Doing) 가는 존재(Being)라는 코칭의 핵심 메시지를 이보다 더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 조각 대상이 나(I), 타인(You;가족, 동료, 상사, 지인...) 그리고 세상(Everything)으로 확대될 뿐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 이틀간의 코칭 강의는 스스로를 조각하는 조각상과 함께 내 가슴에 선명하게 새겨졌다.




강의 첫날, 각자 소개가 끝나고 잠시 쉬는 시간이었다. 아직은 서먹해서 잠시 어색하게 앉아있던 내게 건너편 자리 참여자가 명함을 먼저 내밀었다. 짙은 주황 색깔의 명함 뒷면에는 특이한 문장이 하나 새겨 있었다. 나는 ‘그 문장’을 그대로 따라 읽으며 이것 때문에 꼭 기억하게 될 분 같다고 했다. 그러자 그 참여자는 그렇게 말해주니 자기에게도 절대 잊지 못할 분으로 남을 것 같다며 환한 미소로 답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친구모임에서 사회에서 그리고 인생의 끝에서.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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