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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지 May 25. 2022

불편한 대화

'맞춰주는' 주도권

"OO님, 그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아, 뭐 그냥..기억이 잘 안나는데요"

"아..그러셨구나..."

"OO님, 그럼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실 그건 그런 의미보다..."

"아, 네..."


그런 사람이 있다.

표면적인 대화의 내용은 별것없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불편한 기분이 계속되는 사람. (여기서는 내가 상대에게 가지는 일방적인 기분을 의미한다) 심지어 대화가 끝난 뒤에도 찜찜함의 잔상이 꽤 오래가는.


뭔가 기분이 나아지기를 바라면서 던지는 질문도 굳이 있는그대로 받아주지 않고 툭툭 쳐내는 느낌이다. 그런 순간이 한번 두번 느껴지면 더이상 이 사람에게는 나의 말랑말랑한 대화기법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그때는 재빨리 태세전환해서 조금은 '건조한' 대화를 해야 한다. 항상 문제의 열쇠는 내가 갖고 있음을 여기서도 비슷하게 느낀다. 내가 편하게 생각하는 대화방식을 오히려 불편해 하는 누군가에게 고수하는 것도  고수하지않는 것도 결국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누군가 대화가 '불편한' 사람이 있는가?

그럼 우선은 나를 돌아봐야 한다. 내가 그 불편함을 고집하면서 이야기를 이끌고 있지 않는지  말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많다. 상대방이 '내가 불편한 대화방식'을 계속 유지하려는 경우.  


그럴때는 그냥 내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맞추든지 끌고가든지 아니면 떠나든지'


내게도 상대에게도 똑같이 소중한 시간이다. 그리고 대화의 분위기를 두 사람이 같이 만드는 경우도 많다. 무엇보다 불편한 대화에서 상대에게 깔끔하게 맞춰주는 '주도권'도 나의 선택지에 있다는 걸 자꾸만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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