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영지 Apr 26. 2019

스스로 절실하지 않으면 절대 바꿀 수 없다

나의 Post MBA, 그 첫 번째 이야기

2019. 4.24., 늦은 저녁시간 스터디카페 지하 1층

 오늘은 세 명의 멤버가 모였다. 스타트업 6년 차 CEO,  중견 제조회사 임원 그리고 공무원인 나. 오늘로 16회째를 맞는 MBA 스터디 모임이다.


매월 정기모임을 가지는 스터디의 비전은 다음과 같다.

리더십은 언제나 인간에 대한 헌신이다


그렇다. 우리는 Helping Leadership을 추구한다. 조직에서 리더는 끊임없이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 가진 영대학원 MBA 원우들로 구성된 스터디다. 스타트업 대표, 호사. 공무원, 다국적 기업 마케터, 중소기업 임원 등 분야와 연령대 다양한  분야의 리더들로 구성되어 있다. 매월 각 분야 토론자가 정해지면 자기가 일하는 조직의 고민이나 개인적인 관심분야에 대한 주제를 제시하고 멤버들과 해결책이나 올바른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고 토론한다.




오늘 토론 제안자는 6년 차 IT-스타트업 대표다. 대표와 직원 모두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 회사를 그는 수 년째 운영해 오고 있다. 근데 요즈음 고민이 있단다. 조직을 더 키워서 한 단계 올라가야 할 시점인데 방향이 좀 안 잡힌단다. 거의 3시간을 셋이서 열띤 토론의 장을 펼쳤다. 제조회사 임원분의 자상한 '멘토링'과 다소 직설적인 나의 '직진 코칭법'이 번갈아가면서 오늘 제안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우리 스터디의 시간 매번 이렇게 치열한 생각과 고민들 다이내믹함이 함께 섞여 흐르고 있다.


토론 중간중간 나는 제안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동안 어떤 성과가 있었나?"

"본인이 생각하는 자기 리더십, 즉 본인이 가진 매력이 뭔가?"

"직원들을 어느 정도 믿고 있는가?"


나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질문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평소에 런 질문을 하지도 받지도 않는다. 사실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 자체를 피하고 싶어 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답을 하려면 자기를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그게 문제의 핵심 아닌가. 그럼에도 대부분은 그냥 나중으로 미룬.


하지만 이 스터디에서는 그렇지 않다. 대답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부담스러운 질문''의도적으로'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한다. 우리는 서로 도와주기 위해 모인 것이기에. 나는 누구나  수 있는 '듣기 좋은 '스터디에서는 최대한 아낀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모였고 또 그래서 기꺼이 각자의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 시간은  특별하 의미 있게 흘러가야 한다. 그렇게 만드는 책임은 각자 똑같이 있다. 듣기 좋고 편안하고 위안이 되는 말은 가족, 친구, 연인 등등 옵션이 많지 않나? 굳이 여기서 까지? 그래서 나는 본인이 차마 하기 어려운 걸 기꺼이 질문하고 생각시간을 주고 대답을 기다려준다.


어제도 그 멤버나의 질문에 조금 당황했지만 답을 피하지는 않았다. 솔직한 대답이 나왔.

"계획했던 것보다 썩 좋은 성과는 아니었다.."

"일종의 쉐도우 리더십이다. 쓰레기통을 보고 나는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내가 그냥 치운다"


솔직히 놀랐다. 내가 보아온 것과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에. 이렇게 나는 다시 한번 누군가의 다른 모습을  스터디라는 공간 안에서 알게 된다.


그러자 우리의 멘토님.  한 명의 멤버가 본인의 지나 온 40대, 그 치열하고 혼란스러웠던 시간을 떠올리며 덧붙인다.


스스로 절실하지 않으면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나머지  순간 멈칫했다. 맞다. 아무리 좋은 해결책을 갖고 있다 해도 스스로 절실하지 않은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세상 좋은' 프로그램 다 갖고 와도 필요 없다. 본인의 '마인드셋'먼저다. 그게 선행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인센티브소용없는 게 아닐까.


그렇게 3시간의 시간이 정신없이 지나고 스터디 말미에서 스타트업 대표는 스스로 다짐한다.

"6개월 내 직원들과 회사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고민하는 워크숍을 꼭 가질 것이다"


그는 자신과 회사다음 성장을 위해서 꼭 실천할 것이라 했다. 사실 그는 이미 여기 스터디에서 듣고 배운 것들을 회사에서 작은 것부터 실천하고 있었다. 단지 드러내 놓고 표현하지 않았던 것뿐. 나는 수년간  멤버를 알고 지냈지만 오늘 내가 본 그는 전혀 새로운 사람이었다. 지금껏 나는 누구를 본 ?


이렇게 우리 스터디는 서로의 생각과 미래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스스로 자기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결국 우리는 서로를 다시 보게 된다. 오늘처럼 '새로운 스토리'는 '새로운 모습'을 보는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


있는 그대로 자신을 바라보고 바꿀 수 있는 '그 절실함'. 그걸 끄집어낼 수 있도록 우리는 기꺼이 서로를 도와야 한다. 그래야 성장, 발전, 다른 이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리더십 그리고 궁극적으인생의 통찰이란 게 얻어질 수 있지 않을까.




스터디가 끝나고 각자의 집으로 떠나기 전 주차장. 나는 그 멤버에게 말했다.

"솔직히 너랑 얘기하면서 가끔씩은 답답하다 느낀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전혀 아니었어"

"그래? 다행이네. 나도 덕분에 오늘 큰 것 하나 얻어 가"(웃음)


그리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문득 자문했다.

'도대체 나는 이 친구를 제대로 보려고 노력이나 한 건가?' '나만의 잣대와 편견으로만 이 친구를 계속 보고 있었던 건가?'...


 순간 나는 변하기 위한 '그 절실함'을 내 속에서 계속 끄집어내고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위대한 결단의 리더십이란 바로 이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