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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지 Mar 20. 2019

위대한 결단의 리더십이란 바로 이것!

[MBA]소니 모리타 아키오가 내린 두 번의 결단과 '워크맨'

'소니 워크맨'을 기억하는

학창 시 유난히도 갖고 싶었 '소니 워크맨'.  추억이 나는 아직도 선하다. 중학교 때부터 집에 틀어박혀 음악 듣는 것을 유독 좋아했던 나에게 분홍색 '소니 워크맨'은 정말 갖고 싶었던 나만의 '잇 it템'이었다. 마음속 바람으로만 간직하고 지나가 버렸지만, 그 아련한 느낌을 다시 일깨워 준 작은 사건이 작년 내게 일어났다.

워크맨 첫 모델 TPS-L2, 출처 위키피디아


와튼스쿨 협상론 교재 속, 모리타 아키오

지난해 MBA 마지막 학기를 맞아 '국제 비즈니스 협상'이라는 과목을 수강했다. 10여 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모인 학생들과 함께 한 이 과목은 내게 기대치 않은 경험들을 안겨주었는데, 그 중 '모리타 아키오'도 있다. 소니의 공동 창업자인 아키오는 소니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워크맨'의 개발과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리더이다. 미국 와튼스쿨 협상론 교재<Bargaining for Advantage, G. Richard Shell> 성공적인 협상의 몇 안 되는 사례 중 하나로 모리타 회장의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우리가 아는 '워크맨'의 탄생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그가 내린 두 번의 중요한 결단이 없었다면 아마도 소니의 워크맨은 세상에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첫 번째 결단, 걸으며 듣는 음악 '워크맨' 개발 결

1953년 미국의 벨연구소의 윌리엄 쇼클리가 트랜지스터를 최초로 발명했다는 소식에, 소니는 2만 5천 달러를 주고 기술 라이선스를 구입한다. 그리고 걸어 다니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워크맨 제작을 내부에 알렸을 때 거센 반발에 맞닥뜨린다. 직원들은 물론 시장조사에서도 워크맨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뭐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 과정 같다. 하지만 모리타 회장은 워크맨의 성공을 확신했고, 개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면서 3만 개 이상 팔리지 않으면 회장직을 내려놓겠다는 약속을 천명했다. 결국 워크맨은 세상에 나왔고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3억 5천만 개가 팔리면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두 번째 결단, 'Walkman'의 미국 진출
소니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즈음 모리타 회장은 또 한 번의 중요한 결단의 순간을 맞이 한다. '워크맨'을 미국 현지 브랜드 이름으로 대량 판매할 수 있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소니 내부에서도 미국에서 전혀 인지도가 없는 'Sony'보다는 미국 고객들이 친숙한 현지 브랜드로 먼저 판매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다. 하지만 모리타 회장은 생각이 달랐다. 소니라는 회사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꼭 키우겠다는 큰 비전을 세웠기에, 다른 브랜드명으로 워크맨을 판매하는 것은 용되지 않았다. 결국 모리타는 소니 상표를 붙여 판매할 수 있는 소량의 주문만 받기로 결정하였다. 그 후 미국 시장에서 워크맨은 소위 대박을 터트렸고 CD 플레이어 등 후속 제품들의 잇따른 성공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Sony가 전자제품 시장의 글로벌 리더 기업으성장하는데 워크맨은 견인차 역할을 했다.

워크맨 계열의 상품들, 출처 위키피디아


개인주의 문화 대전환을 이끈 Walkman

최초의 '소형'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인 워크맨의 성공은 사회문화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기존의 집단적인 문화 향유에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최소화한 워크맨의 등장으로 혼자 즐기는 음악, 즉 개인주의 문화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가져온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워크맨을 고집스럽게 성공시킨 모리타 회장의 두 번의 결단은 소니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문화 트렌드를 바꾸는 혁신적인 결정이었다.


모리타 이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소니

모리타 아키오가 세상을 떠난 1999년 이후 소니는 삼성, LG 등 한국 가전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점점 밀리면서 지금도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의 변화된 시장 환경은 소위 조직에 '잘 먹히는 리더십'의 트렌드도 확 바꾸어 놓았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자기 책임을 동반한 '소신'과 미래를 꿰뚫는 '통찰'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리더십의 핵심 자질이다.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하기까지 리더 한 사람과 그가 내린 결정적인 의사결정이 지닌 가치에 대해 소니 그룹의 과거와 현재 모습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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