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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aZyEcoNomist Jan 17. 2020

베트남 배낭여행 - 1

배낭에 카메라 하나 들고 떠나기

왜 베트남일까

동남아에서 배낭여행을 하려 했다

물가도 저렴하고 오래 재밌게 혼자 다닐 수 있는 곳

태국과 라오스는 한국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들었고 캄보디아는 앙코르와트만 보고 이동해야 하는 게 싫었다. 바다도 산도 있고 무엇보다 쌀국수가 있는 나라. "비행기부터 예약만 해야겠다, "라고 말하면서도 중고 서점에서 산 베트남 가이드 북을 제대로 훑어보지도 못한 상태였다.




 여행을 하면서 많은 배낭여행객들을 지나치고 이야기도 나눠봤다. 나 말고도 혼자 배낭여행 하는 사람은 많은데, 한국 사람들은 너무 fancy 한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베트남 사람들이 나보고 구글 번역기를 돌려서 왜 혼자 다니는지 안 무서운지 막 물어본다. 일단 두 번째 질문에 대답. 절대 무섭지는 않다. 놀이공원이랑 병원 빼고는 사실 크게 무서워하는 게 없는 것 같다. 혼자 다니면 외롭지 않냐고 물어본다. 정해진 일정 정해진 루틴을 정확히 맞춰서 여행을 다닐 예정이라면 친구들이나 가족들, 아무나 붙잡고 같이 다니고 싶다.

 혼자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아 보였다. 거창한 것도 아니다. 길을 가다 좋은 곳에서 멈출 수 있는 것. 현지인들 사이에서 사진을 찍고 눈인사 한번 해줄 수 있는 여유. 내가 가고 싶은 카페를 1초의 망설임 없이 들어갈 수 있는 편안함. 성공하면 웃고 실패하면 울상을 지을 수 있는 자유.

 여행은 의미와 느낌이 사람마다 상황마다 달라진다. 이번에는 여유 있게 최대한 로컬스럽게 그 사람들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보고 오고 싶었다. 그리고 그 순간을 최대한 사진으로 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하노이에서는 가장 잘 먹고 다니는 것이 작은 목표였다.



 사거리에 있는 마음에 드는 카페를 여러 번 찾아갔다. 지난번에 일어나면서 컵을 카운터로 갖다 줬더니 나를 기억하는 눈치다. 여기 사람들은 카페에서도 그대로 두고 자리를 뜨는 것이 일반적이다. 늘 먹는 것은 다르다. 우리나라 스타벅스였으면 무조건 아이스 아메리카노일 텐데, 실패해도 경험이라는 생각에 다양한 음료를 먹었다.

 게스트하우스는 한 곳에 길게 있어야 편하다. 짐 싸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테트리스를 대충 한 날에는 가방이 힘겹게 잠기거나 아예 가방이 주인을 거부한다. 그리고 무겁다. 며칠을 같은 곳에 머물면 길이 익혀진다. 여러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 이스라엘, 영국 등등.

 기내 수화물은 7KG.  조금 빠듯하다. 아무리 짐이 없어도. 노트북과 카메라는 절대 포기 못했다. 긴바지 후드는 무조건 입고 노트북 충전기와 카메라 충전기는 후드 속에 숨겨서 든다. 카메라는 조금 당당하게 메고 티켓팅을 하면 된다. 출국할 때는 정확히 7.0KG이 나와서 신기했다. 물론 나중에 8.0KG가 나왔지만 무난히 통과.

 연말에 기말고사와 각종 잡일들을 마무리하고 숨도 돌릴 시간 없이 바로 비행기에 올라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베트남 수도에 있었다. 비가 그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습하고 전 세계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나쁜 공기가 맞이했다. 골목골목 각자 자기 일에 분주한 현지인들 사이로 두리번거리면서 파아란 후드를 입고 카메라를 들이대며 호스텔을 찾아갔다.

 오토바이 사이를 뚫고 하노이 시내를 걸으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21일이라는 긴 시간이 이제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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