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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열명 중 한명은 안다는 '치즈어랏' 탄생기

치즈어랏 특집1. 외식업 아이템과 상권을 찾아서 (아이템 vs 상권)

이태원 경리단길 치즈어랏(Cheese a lot) 1층 매장 전면


이태원 치즈폭포로 유명해진 경리단길 ‘치즈어랏’은 경리단길에 딱 어울리는 매장이다. '딱 어울린다'함은 우리 나라에서 제일 핫하고 트렌디한 매장들이 몰려 있는 곳에서 세련됨으로 뒤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폰트로 구성된 로고, 저절로 사진 찍고 싶은매장의 인테리어와 여러 가지 소품들, 아늑한 조명과 비주얼 좋은 메뉴들까지. 그 많은 매장들 중에 인스타그램에서 ‘경리단길맛집’을 검색했을 때 몇 주 째 상위 인기 게시물 9개에 포함 되는 매장. 


SNS를 어느 정도 하고, 새로운 맛집을 찾아 다니는 사람들에게 치즈어랏은 어느 샌가 “꼭 가봐야하는 맛집”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치즈어랏에 방문한 사람들은 난생 처음 듣는 ‘라클렛’이라는 메뉴를 접하게 되는 데, 대체 이 아이템은 어디서 왔고, 누가 만들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들이 커지고 있던 찰나, 서촌 에서감자튀김집(舊 열정감자)으로 시작한 ‘청년장사꾼’이 치즈어랏을 만들었다고 나섰다. 


<페이스북 ‘식탐의 즐거움’과 ‘오늘 뭐 먹지?’ 페이지에 소개된 치즈어랏>


초반에는 청년장사꾼이라는 브랜드와 고급스러운 ‘치즈어랏’ 브랜드가 충돌할까 봐 청년장사꾼이 이 매장을 오픈했다는사실을 아예 숨겼었다. 우리가 브랜딩한 요소들이 청년장사꾼이라는 이름 하나 때문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할까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했던 치즈어랏은 여러 SNS 매체에서소개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어지는 글들은 치즈어랏의 시작부터 앞으로 치즈어랏이 나아갈 방향까지를 포함하게 될 것이다. 오늘은 치즈어랏 시리즈를 시작하며 치즈어랏의 탄생 비화를 써 본다.


치즈어랏은 완벽하게 아이템을 먼저 정한 케이스였다. 우리는 지인을통해 ‘영국 버러우마켓(borough market)’에 치즈가 흘러내리는 메뉴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땐 이 메뉴를 뭐라고 불러야 될 지 모를 정도로 새롭고 충격적인 아이템이었다.)

[출처] YouTube - Raclette at Borough Market- Street Food by. aris1234


확신했다. “이 아이템은 된다!”


그리고는 바로 영국행 티켓을 끊었다. 미리 현지 업체에 메일을 보내고, 미팅 약속을 잡았다. 치즈 공장 견학부터 영국에서 어떻게 장사를 하고 있는 지에 대한 운영까지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나와 청년장사꾼 공동대표 연석형은 영국으로 떠났다. 

영국 런던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 카파카세인(Kappacasein) 매장
카파카세인(Kappacasein)의 오리지널 라클렛 요리
카파카세인(Kappacasein)의 치즈들



아이템은 확실했지만 우리에겐 여러 가지 난관이 많이 있었다.


1. 영국 현지에서 쓰는치즈는 비 살균 치즈라 국내 수입이 불가하다.
2. 유럽에서는 일반적으로먹는 치즈였지만 국내에 적용하기에는 지나치게 짜거나 꼬리꼬리한 냄새가 강하다.
3. 치즈는 어디서 공급받을 것인가?
4. 높은 국내 원유가격과 치즈 단가를 어떻게 맞출 것인가?
5. 청년장사꾼의 날 것의 이미지와는 정 반대라고 할 수 있는 고급스러운 아이템을 어떻게 브랜딩할 것인가?


이처럼 셀 수도 없는 걱정들이 앞을 가로 막았다.


6개월이 넘도록 위 부분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치즈어랏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하게 되었다. 

초반 매출이 다소 저조하더라도 자신 있었다. 이렇게 치즈를 긁어내리는 행위 자체가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맛' 그리고 그 이상의 ‘인증거리’, 즉, 컨텐츠 자체의 파급력으로 인지가 될 거라는 판단이었다.



자, 그럼 다시 고민해보자. 


여러분들이라면 이 아이템을 가지고 어느 상권에 들어가고 싶은가? 홍대? 가로수길? 아니면 여의도, 공덕, 광화문 같은 오피스상권? 강남? 지방?


여러 가지들을 고민 한 끝에 내린 결론은 ‘경리단길’ 이였다. 선정이유는 아주 단순했다.

20~30 인구 중에서 – ‘인증요소’에 가장 강하게 반응하는, 2015년 하반기 기준으로 가장 핫한 곳.


단순 유동인구로만 따지면 홍대가 더 많을 수 있지만 홍대가 다소 편하고 기분 좋게 친구들과 가는 곳이라면경리단길은 조금 더 특별한 날 이성친구와의 데이트 장소(또는 트렌디한 사람들이 가는 곳)로 인지되고 있었다. (이러한 생각들은 트렌드를 분석한 리포트나 상권분석과관련한 데이터를 보는 것도 좋지만 결국은 상권들에 실제로 가서 오랜 시간 지켜보고 SNS를 분석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참고] 서울시상권분석 서비스 사이트 : http://golmok.seoul.go.kr/


즉, 치즈어랏은 선 아이템 – 후 상권으로 시작했고 반 년 정도가 지난 지금, 춥고 배고팠던 겨울을 지나 매출이 정상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경리단길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여 모든 레스토랑이 사랑받고 SNS상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치즈어랏이라는 매장이 어떻게 SNS에서 입소문을 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실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치즈어랏이 어떻게 초반마케팅을 했고, 마케팅을 하며 겪을뻔한 위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대체 청년장사꾼이라는 단체가 왜 이렇게 분위기와 성격이 다른 치즈어랏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을까? 

이에 대한 답은 치즈어랏 시리즈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 여러분이 직접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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