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이었다. 딸이 시험 보는 날이었다. 전날 6시에 깨워달라고 했다. 안 깨워주면 75,000 년 동안 미워할 거라는 말과 함께.
딸을 깨웠다. 일어나지 않았다. 단박에 일어나는 방법이 제일 좋다. 그러나 딸은 그러지 않았다. 일어나야지 하면서 못 일어났다. 딸을 이해한다. 정신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고 잠을 적게 자며 몸 운동을 하지 않는다. 나도 그랬다.
방법을 바꾸었다. 마찰 최소화에 초점을 맞췄다. 조금씩 정신을 들게 했다. 먼저 불을 켜고 창문을 열었다. 이불을 잡아당겼으나 뺏기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다. 1차 시도는 실패했다. 10분 후에 얼굴에 물을 뿌렸다. 이불을 뒤집어썼다. 2차 시도도 실패했다. 딸은 10분 후에 깨워달라고 말했다. 나무 향기 작가님에게 배운 볼 빵빵을 해주었다. 가볍게 볼 두드리며 짜증 날 때 짜장면, 울적할 때 울면, 복잡할 때 볶음밥, 탕탕탕 탕수육을 외쳤다. 엄마는 음악을 틀고 블루투스 스피커를 음악을 좋아하는 딸 머리 쪽에 놓았다. 아빠가 10분 후에 이불을 뺏는 3차 시도를 했다. 한 말이 있어 이불을 주었다. 그리고 딸은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
이런 어려움이 고등학교 시절 내내 반복되고 방학 때는 더 심해질 것임을 안다. 서로 힘들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하려고 한다.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습관이 바뀌면 더 좋다.
생각만 하고 행동을 못하는 이유는 잘하려는 기대가 크거나 귀찮거나 우울해 의욕이 없기 때문이다.
잘하려는 기대가 크면 부담감으로 오만가지 생각만 하고 행동을 못한다. 어릴 적 생각이 난다. 미술 숙제가 있었는데 잘 그리고 싶은 욕심이 컸다. 머리에서는 빨리 해!라고 외치는데 연필은 잡히지 않았다. 밤새도록 걱정만 하고 하나도 그리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1시간 만에 그렸다. 1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시작도 못하고 10시간 걱정했다. 안 하고 시간만 흘려보내 스트레스가 쌓였다. “실패해도 괜찮다. 큰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자기 전과 잠에서 깬 후 암송하며 마음을 달랜다. 오만가지 생각을 존중한다. 그중에 한 번에 잘할 생각을 버리고 먼저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생각을 선택한다. 가볍게 행동하고 그 이후에 수정, 보완한다. 원래 큰 성과도 초라해 보이고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한 걸음부터 시작한다.
중요하지 않거나 급하지 않아 생각만 하고 미루는 경우다. 바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으나 귀찮아 미룬다. 해야 하는 일임을 수용하고, 기억하느라 에너지 많이 소모하지 않기 위해 잘 메모한다. 일시에 처리하거나 예약 메일 등을 활용한다.
우울한 사람은 의욕이 없고 잠을 푹 못 잔다. 시간 날 때마다 운동을 하고, 몇 시에 자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연습을 한다.
실력은 있는데 불만을 표출하거나 거만한 사람은 비판을 받는다. 2016년 2월 28일 레알마드리드는 홈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0-1로 패했다. H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팀원들 중 누구도 비하하길 원하지 않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없다면 승리하기 힘들다. 나는 페페, 벤제마, 베일, 마르셀로와 뛰는 것을 좋아한다. 이 말이 헤세, 바스케스, 코바시치와 같은 선수들이 그렇지 않다는 게 아니다. 그들은 모두 좋은 선수이지만….”
H는 져서 기분 상한다고 기자회견장에서 다른 선수를 평가했다. 자기 위주의 거만한 행동이다. 아무리 위대한 선수도 다른 선수보다 팀보다, 관중보다 위일 수 없다. 선수를 평가하는 권한은 감독과 관중에게 있다. 선수가 선수를 차별하거나 평가하면 그 팀은 똘똘 뭉칠 수 없다. 《한비자》에서 평가, 보상과 벌은 왕의 고유한 권한이고, 신하가 이런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 자기 위치를 망각한 조심해야 할 신하라고 언급하고 있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않고 실패해도 괜찮다고 가볍게 생각하고 작은 걸음부터 시작한다. 거만하게 행동하고 남을 비판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다. 부드러움과 약함이 강함을 이기고, 빛나지만 눈부시지 않게 행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