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토요일 큰애가 엄마에게 말했다. “국어 학원 안 갈래. 숙제를 안 해서 학원에 가야 큰 효과가 없을 것 같아. 그 시간에 다른 과목 자습을 할 게.” 몇 번 그런 상황이 반복되어 큰애는 엄마한테 크게 혼났다. 큰애는 기분이 나빠졌고 울음보따리가 터졌다.
큰애에게 말했다. “두 가지 방안이 있다. 엄마한테 혼나 기분 안 좋으니 하루 종일 울고 있는 것이다. 다른 방안은 혼난 것은 혼난 것이고 웃으면서 자습하러 나가는 것이다.” 큰애가 나가고 나도 글 쓰러 빵집에 갔다. 큰애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편하게 힘내는 법. 과거 후회하지 않고 미래 두려워하지 않으며 현재의 순간에 집중한다. 딸, 힘내.” 저녁에 큰애가 웃으면서 집에 돌아왔다. 자습하는데 집중이 잘돼 오늘 하루 보람이 있었고, 아빠가 보낸 문자를 속으로 중얼거렸다고 한다.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기가 통제 가능한 것을 목표로 잡는다. 100점을 목표로 할 경우 부담이 크다. 100점은 자기만 열심히 한다고 달성할 수 없다. 내가 공부하지 않는 곳에서 출제될 수 있다. 내가 통제 가능한 문제집 3번 풀기를 목표로 세우는 것이 더 낫다.
현재의 순간을 사랑한다. 목표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목표가 없는 경우 현재의 순간 자체를 목표이자 계획으로 생각하고 즐긴다. 현재에 내맡기고 같이 흘러간다. 목표가 이미 있거나 주어진 경우 세부 계획을 짜고 미래에 도전한다. 목표는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목표가 바뀌는 경우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거기에 맞춰 계획도 조정한다. 하루 이틀 쉴 경우 목표를 2.7번으로 수정하면 된다. 목표 수정이라는 스쳤던 과거 후회해야 소용없고 거저 오는 미래 걱정해야 쓸데없다. 계획을 변경하고 계획에 맞춰 현재에 성심을 다한다.
계획을 짤 때 다음 사항을 고려한다. 정교하게 짜는 사업 계획을 예로 든다.
'상황에 맞게 세부 계획을 짠다.' 목표를 고정시키지 않고 시장상황을 반영한 계획을 세운다. 매출 계획, 생산 계획, 연구개발 계획, 투자 계획, 인원 계획을 전반 계획과 실행 계획으로 나누어 짠다. 특히 시장 변화가 빠른 사업인 경우 상황이 바뀌어 성공할 확률이 떨어지면 바로 사업 계획을 수정한다. 사업 방향을 갑자기 바꿔 업무 진행팀이 불만을 토로하더라도 어쩔 수 없다.
'없는 수요를 무리하게 반영하지 않는다.' 기술이 좋은 제품이라도 시장에서 안 통하면 제품을 알리고 때가 오기를 기다린다. 회사에게 훌륭한 제품은 기술 수준이 높은 제품이 아니라 잘 팔리고 이익이 많이 나는 제품이다. 때가 아직 안 온 제품은 영업직원이 열심히 영업하거나 선심 전략을 써도 한계가 있다. 때가 온 제품은 고객에게 의도적이거나 비의도적으로 알려진다. 또한, 가격이 싸거나, 품질이 좋거나, 소비자가 편리하게 소비할 수 있는 유통 경로가 있어 경쟁력이 있다.
'본질적 요소를 충분히 반영한다.' 매출액이나 인원 등 규모보다 본질 지향적이고 실리 위주로 짠다.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이런 말을 했다. “저는 기업이 핵심 역량을 갖고 있는 본업을 내버리고 다른 것을 하는 것에 반대합니다. 삼성의 본업은 전자제품 생산입니다. 과거에 대만의 업체가 찾아와서 생산을 자신에게 맡기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는데 제가 하지 말자고 했어요. 전자제품 제조는 나이키가 신발을 외부 업체에 위탁해서 제조하는 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일본 기업들은 제조 아웃소싱에 너무 매달렸다고 봅니다. 기업은 우선 자신이 잘하는 본업에 충실하고, 다른 것은 여력이 생긴 뒤에나 해야 한다고 봐요. 콘텐츠 사업은 그것을 주업으로 하는 기업이 잘할 수 있겠죠. 거기서 돈이 좀 생긴다고 해서 왜 삼성은 안 하느냐고 지적하는 것은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력 계획은 부족하게 세운다.' 사업이 안정되지 않은 회사는 생산, 영업, 관리 인원 등을 부족한 듯 뽑고, 매출이 늘어나면 후발적으로 충원한다. 과다 인력 채용은 슬픔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매출이 늘지 않으면 인원을 다시 줄여야 하는 아픔이 따른다. 매출이 늘면 더 바빠진다. 늘어난 인건비만큼 일을 더 해야 본전이고, 팀원들 간의 화합, 신입사원 교육과 검토에 쓰는 시간이 늘어난다. 또한 몇 년 지나면 내부경쟁이 치열하고 무리 짓는 내부 정치를 한다. 내부의 적이 외부의 적보다 더 무섭다. 무리 짓는 내부 정치 때문에 조직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없다.
계획을 짤 때 달성해야 할 목표를 감안하고 상황 변화, 작업 진행 정도, 협업하는 사람과 충분한 소통을 한다. 고정된 목표에 갇히지 않고 상황에 맞추어 수시로 계획을 변경한다. 좋아 보이는 내용을 넣은 과장된 계획보다 본질을 중시한 계획을 짠다. 수입이 지출보다 적을 때는 지출이나 소요 인원을 줄인다.
목표가 없으면 목표가 자연스럽게 생길 때까지 현재의 순간이 계획이라고 생각하고 집중하고 즐긴다. 목표가 이미 있거나 주어진 경우 미리 짠 세부 계획을 수정해 가며 현재에 성심을 다한다. 이런 방법이 두려움 없이 미래에 도전하는 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