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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Nov 24. 2023

7. 전쟁

제7장 공동체에 대하여

전쟁과 행복, 그 둘은 상극 관계다. 내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내 몸과 마음, 남과 환경이다. 전쟁이 나면 내 몸과 마음, 남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기대가 고정되어 있는 경우 내 행복은 줄어든다.


전쟁은 흉사고, 무기는 불길한 도구다. 전쟁은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증오를 남긴다. 많은 사람이 죽고 다치며 집 잃고 난민이 된다. 주식시장은 폭락한다. 전쟁이 끝난 후 서로 죽일 놈이라고 욕하고 교육받으며 적을 무찌르기 위해 증오의 씨앗을 가슴에 뿌린다.


세계 대전을 거친 후 전쟁으로 많은 피해가 발생해 제네바 회의에서 군인과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전시 국제법(전쟁법이라고도 함)을 만들었다. 민간인, 포로, 부상병, 의료기관, 문화재를 공격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비례의 원칙에 따라 필요한 이상의 전투력은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강대국들은 동의하지 않았고,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규정이 빠져 있으며, 국제법 위반자에 대한 처벌 권한이 없어 실질적인 법규로써 역할은 하지 못하고 있다. 1949년에 국제연합(UN) 국제법위원회는 논의 끝에 전쟁법을 법전 목록에서 제외했다. 사실 말이 안 되는 법이다. 신사적으로 전쟁하라는 법규인데 논리상으로는 공격자와 침략자는 신사적으로 싸웠는지에 상관없이 그 자체로 범죄다. 현실적으로 국가 간의 무력 전쟁이 있어 실익이 있기는 하다. 국가 간의 전쟁에서 자기 나라를 지켜줄 곳은 없으며 스스로 잘 지킬 수밖에 없다.


시리아 전쟁에서 전쟁의 참혹상을 생생히 엿볼 수 있다. 2011년 3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독재 타도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시리아 전쟁이 촉발되었다. 정부가 군대를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민들의 사망이 급증하자 시민들이 무장하여 반정부군을 조직하였다. 정부군과 반정부군 사이의 내전으로 확대되었다. 이후 주변국이 이해관계에 따라 정부군이나 반정부군을 지원하여 국제 전쟁의 성격을 띠고 장기전으로 들어갔다.


시리아 전쟁은 내부 권력 투쟁, 종교 전쟁, 민족 종파 전쟁, 국제 대리전 등으로 성격이 복잡해졌다. 정부군 vs 반정부군, 이슬람교 vs 기독교, 시아파(이란·레바논 헤즈볼라) vs 수니파(사우디·카타르·터키), 러시아·이란 vs 미국·유럽이 대립했다.


시리아는 오랜 기간의 전쟁으로 정부, 반정부군,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ISIS,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쿠르드족 자치정부로 쪼개졌다. 그 이후 시리아 정부(러시아와 이란 지원)는 남서부와 중앙 지역, 반정부군(터키 지원)은 북부와 북서부, ISIS는 동부 사막지역, 쿠르드족 자치정부는 동북부와 동부의 일부를 차지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전쟁으로 약 38만 7천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2021년 말 기준 내전 직전 전체 인구 대비 난민의 비중 약 53%에 달했다. 시리아 내전 직전 전체 인구 2,300만 명이었다. 전쟁으로 670만 명의 실향민이 생겼고, 550만 명의 난민이 터키,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등 이웃나라로 피난길을 나섰다.


시리아 국민의 약 70%가 최하위의 삶을 살고 있다. 시리아 난민 중 66% 이상이 여성과 아동이다. 요르단으로 피난 간 시리아 난민 중 80%가 하루 3달러 이하로 생활한다. 이집트로 피난 간 시리아 난민 10명 중 7명은 아이를 먹이기 위해 어른이 굶거나 식사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한다(자료원: 유엔난민기구(UNHCR) 보도자료). 민주화 시위에서 시작한 시리아 전쟁으로 대부분의 국민이 고생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역사에 타국을 침략하여 영토를 확장한 정복자를 영웅이라고 미화한다. 이들은 사람을 죽인 살인자고, 침략받은 국가의 영토를 황폐화시킨 악인이다. 또한 자국에서는 막대한 전쟁 비용 지출로 재정적자가 증가하고, 돈을 마구 찍어낸다.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민은 많은 세금을 부담했다. 시중에 도는 돈이 늘어나고 물가가 뛰었다. 국민들의 행복에 악영향을 끼친 전쟁 주모자들은 대부분 제명대로 못 살고, 이들이 남을 것을 빼앗아 건설한 제국도 한결같이 망했다.


역사에 전쟁비용으로 돈을 많이 써 화폐가치가 급락한 독일 사례가 있다. 1918년 11월 독일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에 패했다. 독일 제국의 황제 빌헬름 2세가 혁명으로 퇴위하고 네덜란드로 망명하였으며 1919년 1월 독일의 민주공화파(사회민주당, 민주당, 중앙당)가 선거에서 승리했다. 1919년 8월 바이마르 헌법을 반포하고 바이마르 공화국이 출범했다.


독일은 전쟁으로 국토가 황폐해졌다. 베르사유 조약에 따라 거액의 전쟁 배상금 지불, 군 전력 제한, 알자스로렌의 프랑스 반환, 해외식민지 포기 등 국제적 제재도 받았다. 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해 돈을 마구 찍어 내어 1923년 물가가 폭등하고 화폐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는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수레 한가득 돈을 빵 한 덩어리와 바꿀 정도였다. 바이마르 공화국 경제는 붕괴하였다. 1929년 대공황이 발생해 경제 위기가 심해졌고 1932년 1차 세계대전 배상금 지급 불능 선언을 했다. 경제 위기 등으로 살기 어려워 극우 나치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1933년 히틀러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다 사망자가 발생하면 내전에 돌입한다. 까닥 잘못해 외세가 참견할 빌미를 주어 개입하면 국제전으로 번진다. 전쟁 나면 개인의 행복은 유지될 수 없고 고생 많이 한다. 개인은 전쟁으로 상처받고 증오의 골이 깊어지고 삶이 파괴된다. 혼란한 틈을 타 독재정권이 등장한다. 외세에 영향을 많이 받는 나라는 외세 개입으로 전쟁이 길어지고 복잡한 이해관계에 나라가 쪼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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