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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도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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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Mar 02. 2024

45. 의도적으로 하지 않아 스스로 한다

도덕경 제37장

도는 늘 의도

하는 게 없으나,

못 하는 게 없다.

후왕이 무위를 지킬 수 있다

만물은 스스로 그리할 것이다.


스스로 그리하는데 지어내려고 하면

나는 이름이 없는 옥돌로 누를 것이다.


이름이 없는 옥돌로 누른다면,

지어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지어내려 하지 않고 고요하니,

세상은 스스로 정할 것이다.


道常無爲而無不爲. 侯王若能守, 萬物將自化.

도상무위이무불위. 후왕약능수, 만물장자화.

化而欲作, 吾將之以無名之樸.

화이욕작, 오장진지이무명지박.

無名之樸, 亦將不欲. 不欲以靜, 天下將自定.

무명지박, 역장무욕. 불욕이정, 천하장자정.


도는 만물을 만들었으나, 만물이 스스로 그리 하도록 내버려 둔다. 왕도 의도적으로 다스리지 않고 내버려 두면 백성은 왕에게 구속받지 않고 본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살아간.


'도의 무위(無爲)'

도는 의도적으로 별일 안 하고 만물이 스스로 그리하게 내버려 두며(無爲), 만물은 스스로 하고 변화하며 성장한다(自化). 그러나 하지 못하는  없다(無不爲).


'후왕의 무위(無爲)'

권력자는 국가를 위해서, 국가 평화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명령하고 국민의 자유를 억압한다. 국가 권력집단과 사상이 다르거나 명령에 반대하는 사람을 철저하게 응징한다. 경찰, 정보기관, 검찰을 동원하여 사찰, 공작, 협박, 투옥하고, 사법부를 이용해 정치 재판을 한다. 반대파가 의사 표현하기 위해 집회나 시위를 하면 국가 질서와 평화를 명분 삼아 탄압한다. 국민의 자유를 침해하는 명령은 권력자를 위한 것이지 국민을 위한 국가의 명령이 아니다. 노자는 국가 권력으로부터 자유에 대한 해법으로 무위정치를 주장한다.


'무위 정치의 작용: 국민의 자발성(自化)'

리더가 무위로 다스리면 국민은 본성에 따라 스스 하고 그리된(自化). 리더가 작위하고(作爲, 지어내다, 의식적으로 꾸며서 하다) 싶은 생각이 들면 존재감 없는 대도를 떠올려 진정시킨다. 리더가 조용히 지켜보는 경우 국민은 본성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하며(自定) 행동하고 책임진다.


자화(自化) 스스그리됨인 자연(自然)의 다른 표현이다. 도덕경에서 자연(自然)은 산, 강, 수목 등의 현대에 쓰는 자연이란 용어가 아니다. 자연스럽게 그리됨, 저절로 그렇게 됨 또는 스스로 그리함을 뜻하는 신성(神性), 본성, 자발성의 의미다.


마지막 문장 해석 시 단어가 반복되어 생략한 글자를 넣어 해석하면 의미가 명확해진다. (鎭之以)無名之樸, 亦將不欲(作). 不欲(作)以靜, 天下將自定. 不欲은 욕심내지 않는다는 의미보다 지어내려고 하지 않는다로 번역한다.


만물은 본성에 따라 각자 저절로 그렇게 다. 만물에 우주의 운행원리인 도가 내재되어 작동하므로 리더는 간섭할 필요가 없다. 리더가 무위로 다스려야 하는 논리적 근거다.


인간은 온갖 제약요소에 구속되어 산다. 권력, 유전적 요소, 습관, 지위, 환경 등의 구속이 있다. 권력은 개인의 자유를 외부에서 억압하고 힘이 다, 권력자가 무위정치를 하여 백성은 권력의 구속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하여 결정하며 행동할 수 있다. 


또한 백성이 권력자의 구속에서 벗어났다면 자유를 얻기 위해 다른 산을 넘어야 한다. 유전적 요소, 습관, 지위, 환경 등의 제약이다. 이런 구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신성에 맡기고 따르는 수양을 한다.


신성 이외에 나를 구속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존재나 기준이라는 것은 세상에 없다. 결국 내가 따라야 할 기준은 외부에 존재하는 신을 떠나 내 안의 신성으로 돌아오며 내 안의 신성전체인 신과 통해 다시 신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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