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평창에 놀러 갔다. 장모님, 아내, 애들과 함께 오대산을 구경하고, 저녁에 강릉에 위치한 안반데기에 별을 보러 갔다. 안반데기는 해발 1,000m가 넘어 쌀쌀했다. 주차하고 어디로 갈까 고민했다. 한쪽은 차가 올라갈 수 있고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보였다. 다른 쪽은 경사가 심해 차가 다니기 어렵고 불빛이 없었다. 불빛이 없는 언덕배기 길을 올라갔다. 아주 컴컴한 밤하늘에 은하수, 별빛이 쏟아졌다.
인식 편에서 외부의 자극에 대한 대처방안은 마음의 크기에 따라 달리 대응한다고 했다. 자기 생각에 차 있으면 마음의 크기는 줄어든다. 자기 생각을 내려놓은 비운 사람이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 즉, 무의식이 마음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의식을 줄이고 무의식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마음이 넓은 사람이다.
남의 말에 상처를 잘 입어 상처 주는 사람을 멀리하는 경우 자기 생각이 가득 찬 사람이다(1 유형). 남의 말에 상처를 잘 안 입고, 남을 멀리하지도 않으나 남의 말을 인정하지 않고 딴생각하거나 흘려듣는 경우 자기 생각에 갇힌 사람이다(2 유형). 남의 말에 마음이 흔들리지만, 남의 단점이 보일 때 남의 장점도 떠올리는 경우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열려고 하는 사람이다. 자꾸 단점이 보여 남이 싫어지기도 한다(3 유형).
반면 아무리 상대가 부정적인 자극을 주어도 흡수해 버려 끄덕 없는 사람도 있다. 원수까지도 사랑할 정도로 마음이 큰 사람이다(4 유형). 그 사람의 마음은 자기 생각이 없는 허공이라 칼로 베어도 상처 입지 않는다. 이런 사람에게 “너 바보냐?”라고 말하더라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어떤 면에서는 천재고, 어떤 면에서는 바보고, 다른 면에서는 다른 사람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말에 상처 입는 것이 아니라 그 말하는 사람이 지금 어떤 심정인지 궁금해한다. 공감 능력이 높은 사람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안반데기 별 보던 날이 생각난다. 주변에 빛이 없고 컴컴할수록 별빛이 잘 보였다. 어쩌면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빛이 의식이라면 컴컴한 것이 무의식일 수 있다. 주변이 컴컴할 때(무의식 상태)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빛보다 몇 천 배 더 밝은 별빛, 즉 우주의 섭리가 우리를 이끄는 것이 아닐까라고 상상해 본다.
1 유형과 4 유형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1 유형이 능동적이고, 4 유형은 수동적이다. 지하철에서 책에 집중하는 경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책에서 눈을 떼면 다시 지하철 오가는 소리, 옆 사람의 대화 소리가 갑자기 들리기 시작한다. 자아 관심 밖에 있는 감각자극은 무의식의 영역에 저장된다.
1 유형은 자아의 관심에 따라 분별하지만, 4 유형은 분별하지 않고 포용한다. 1 유형은 의식이 작동하여 긴장하고 집중하므로 에너지 소비가 많다. 반면 4 유형은 무의식이 작동하여 에너지 소모가 적다. 숨을 쉬는 데에는 의식하지 않으므로 에너지가 거의 소모되지 않는다.
1 유형은 무의식보다 의식의 특성을 더 가지고 있다. 의식은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며 부자연스럽다. 의식은 자의식이 관심 갖는 대상의 감각자극을 외부규제인 도덕, 윤리, 문화 등의 잣대로 걸러내고 선택된 정보만을 편집한 후 단순화시켜 저장한다. 의식은 분석, 사고, 계획, 단기 기억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도덕관념, 자의식과 주위 시선 등에 영향을 받으므로 부자연스럽다.
반면, 4 유형은 의식보다 무의식의 특성을 더 가지고 있다. 무의식은 통합적이며 직관적이며 자연스럽다. 무의식은 자아에 얽매지 않으므로 시공간을 뛰어넘고 광범위한 정보를 축적한다. 직접적인 경험과 텔레비전, 신문, 책 등 간접적인 경험도 무의식에 쌓인다. 무의식은 자아의 관심에 따라 분별하지 않아 통합적이다. 무의식은 오감으로 지각할 수 없는 세계도 접촉이 가능하다. 안 보이는 것을 꿰뚫어 보고, 사물이나 현상을 접할 때 설명하지 않아도 본질을 곧바로 느껴 안다. 초월자와 만나는 체험도 무의식 세계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무의식은 의식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반응하므로 자연스럽다. 무의식은 어디에도 얽매지 않으므로 창의적이며, 무의식 에너지는 자발적으로 작동하므로 동기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
무의식의 가치를 잘 모른다. 무의식을 잘 활용하는 사람은 자기의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 또한, 무의식은 정상 작동하면 있는지도 모르나 이상이 생기면 비로소 그 가치를 뼈저리게 느낀다. 무의식은 소화 작용, 체온 조절 등 생명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 무의식에 불안, 긴장과 스트레스가 쌓이면 정신병을 앓거나 자율신경계인 혈관계, 심장계, 위장계 등에 이상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