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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heera Aug 24. 2019

15 : 색칠 공부

연애 에세이 : 연인이 이유 없이 화를 내는 이유

너의 색이 번지고 물들어


15. 색칠 공부    

연애 에세이 : 연인이 이유 없이 화를 내는 이유


  


 이유 없이 화내지 않고 화가 나도 참았다가 이성적으로 대화할 줄 알고, 뒤끝이 없는. 사치 부리지 않고 자신의 주제를 아는. 열정 담긴 꿈이 있고, 계속 발전할 줄 아는. 남자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 자신을 세우는 그런 현명한 여자. 그가 말하는 내 모습이다. 그는 나의 이런 면이 다른 여자들과 달라서 좋다고 했다. 그의 주변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했다고 한다. 그런 여자 없다고.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당연하지. 나는 나니까.’     


 그의 회사에 회식이 있던 어느 날. 연락이 없었다. 평소 같으면 회식 간다며 간단한 문자 한 줄을 보냈을 것인데 퇴근 시간 6시가 지나고 회식 갔을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아 ‘회식 갔어?’ 하고 문자를 보냈다. 답변이 없었다. 그렇게 또 2시간 후 물음표를 보냈다. 그리고 1시간 후 전화도 해봤으나 받질 않는다. 별 탈 없겠거니, 그래도 조금의 걱정이 올라왔다. ‘연락도 없고 답변도 없네’하고 다시 문자를 보냈다. 거의 11시쯤 되어서야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회사에다 핸드폰을 놓고 갔다고, 회식하다가 다시 회사에 왔다며 미안하다 말했다. 이해했다. 놓고 갈 수도 있지. 그러면서 그는 말을 덧붙였다.    

 

 “내가 핸드폰을 두고 와서 당황해하니까 다들 유부남이 핸드폰을 두고 다니면 어떻게 하냐고 큰일 난다고 그러더라고. 그래서 내가, 내 와이프는 사정을 말해주면 다 이해한다고 화 안 낸다고 말했는데, 다들 안 믿더라.”     


 그가 보여주는 나에 대한 믿음에 안도감이 몰려왔다.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왜 남자들은 핸드폰을 두고 왔다고 와이프가 화낼 거라고 생각할까. 여자들이 무작정 화를 내는 존재들은 아닌데. 여자든 남자든 화를 내는 데에는 이유가 있잖아.      


 남자가 생각하는 여자, 여자가 생각하는 남자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들이 있다. 그 이미지들은 오래전부터 서로 다른 성의 역할로 인해 축적되어온 이미지일 것이다. 유전적으로 힘이 강한 남자와 유전적으로 보호력이 강한 여자. 이 외에도 많은 다름이 있겠지.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여자이고, 질투도 하고, 예뻤으면 좋겠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그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경험을 통해 성숙해진 모습 때문이지 다른 ‘여자’와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나도 한때 불안하고, 또 불안했던 여자였다.     


 나는 나만의 연애밖에 하지 않았으니 다른 여성들의 연애를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여자로서 여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유독 힘들게 연애하는 여자들을 보면 안타깝다. 왜 그랬는지도 알겠고, 무엇 때문에 힘들어하는지도 알겠거든. 나 또한 그랬던 적이 있으니. 여자들, 지나간 사랑의 상처이든 어릴 적 인간관계의 상처이든 마음이 아파서 그렇다. 보듬어지지 못한 아픔을 자꾸 데리고 다니며 연애를 하니까. 스스로 치유하지 못해서 치유 받고 싶어서 그렇다. 그 불안함에 남자들이 알 수 없는 포인트에서 화를 내고 톨아지기도 한다. 그 마음 이해해 주진 못해도 보듬어주고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날카로움도 금 새 부드러워질 텐데. 방식만 다르지 남자도 그러지 않을까. 상처받은 사람은 누구나.     


 그 사람도 나도, 모두가 사람이다. 성을 떠나서 사람. 그럼에 성 역할로 나누어지는 이미지가 아니라. 그 한 사람 그대로를 바라봐 주는 것이 적당하지 않을까. 혈액형으로 성격을 판단하지 않듯이. 사람들에게는 각자만의 성격이 있듯이. 각자가 만들어낸 모습엔 그것만의 모양이 있다. 그 모양은 같은 여자끼리 남자끼리라도 다를 것이다. 그러니 여자라서 분홍색, 남자라서 하늘색의 색깔로 나뉘는 이분법이 아니라 그 한 사람의 모양에 맞는 색깔을 칠해주는 게 맞지 않을까.     




상대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나요 ?
우리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왔습니다. 나의 친구도 심지어 나의 가족도 모두 생각이 다른 사람들입니다. 관계를 맺을 때는 하나의 규정된 모습으로 선입견,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 당신이 편견을 갖고 바라보면 당신도 편견에 의해 평가 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보세요.



<너의 색이 번지고 물들어> 출간된 에세이 책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랑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토대로 자아와 인생의 성찰을 보여주는 인문학적인 사랑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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