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5코스(상), 남원에서 위미까지
옛날 어느 바닷가에 금슬 좋은 부부가 살았는데, 어느 날 둘은 사소한 일로 다투게 된다. 배를 타고 먼바다로 나간 남편은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고, 딸과 함께 갯바위 위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는 높은 파도에 휩쓸려 그만 목숨을 잃는다. 날씨가 나빠 다른 섬에 피항해 있던 남편이 얼마 후 돌아왔는데, 아내와 딸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이듬해 늦가을. 절벽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던 남편은 한 떨기 연 자주색 꽃을 발견한다. 바위틈을 비집고 나와 웃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내와 아이의 얼굴이 보여 이 꽃을 해국이라 부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