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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동 Apr 19. 2023

위미마을 둘러보기

한적한 시골 마을


상위미 쪽 밀감농장으로 둘러싸인 아파트에 숙소를 잡았다. 담장이 예쁜 아파트다. 담장 위에 돌나물과의 여러해살이 다육식물인 박설만년초가 심어져 있어 인상적이다.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본다.

담장이 예쁜 아파트다.

한적한 농촌마을이다.

위미는 제주에서 가장 포근하고 따뜻한 곳이다. 벚꽃의 개화도 가장 빠르다. 동네 전체가 밀감밭이다. 노랗게 익어가는 밀감밭길로 들어선다.

한적한 농촌마을이다.

밭담이 아름답다.

덩굴식물이 돌담을 타고 오르고, 돌담 위에는 닭 두 마리가 놀고 있다. 빨갛게 익은 감을 주렁주렁 단 감나무가 담장을 너머 온다.

돌담이 아름답다.

골목길 가장자리에는 낙엽이 쌓여 있고, 흙길은 잡풀로 덮여 있다. 왕래하는 사람이 드문 것 같다. 한적함을 넘어 적막감이 감돈다.

한적함을 넘어 적막감이 감도는 올레

동네 한가운데로 흐르는 개천은 상록수로 뒤덮여 있다. 그 위에 계뇨등, 칡넘쿨 등 여러 종류의 덩굴식물 타고 올라 태고림을 방불케 한다. 무슨 나무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엉켜 있다.

태고림을 방불케 하는 상록수림

개천을 따라 내려오다가 감귤체험농장에서 일주동로를 건넌다. 마을이 어우러진 곳에 제법 큰 규모의 사찰과 교회가 있다. 태위로에 닿으니 위미마을의 중심가다.

서광사

동백나무 군락지, 위미항이 있어 마을 규모에 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가 보다.

마을 규모에 비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펜션, 리조트, 게스트 하우스, 카페 등도 곳곳에 보인다. 조그마한 호텔도, 농협하나로마트도 있다. 얘쁜 모습을 한 포장마차 식당, 추억의 옛날 빵집, 옛날 통닭집 'We Me'가 한데 어우러져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옛날 통닭집

인근에 건축학개론 촬영지인 카페 서연이집, 위미동백군락지, 자배봉이 있다.


위미문화의집 버스 정류장 앞에 이름이 특이한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가 있어 사진을 찍는다.

이름이 특이한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

돌담 진입로가 멋 있는 집, 담장 밑에 털머위가 소복이 자라고 있다. 우체국 앞에서 올레 노란 리본을 따라 바닷가로 내려간다.

털머위와 돌담이 아름다운 집

동쪽 방파제에서 위미마을을 바라본다. 한라산 정상이 구름에 가려져 있다. 위미항은 연근해 어업의 근거지로 풍부한 수산자원을 갖고 있는 국가어항이다.

위미항

양쪽 등대 사이로 멀리 섶섬과 문섬이 보인다. 그 왼쪽으로 방파제에 가렸지만 지귀도도 보인다.

등대 사이로 섶섬과 문섬이 보인다.

동쪽 방파제 아래 젊은이들이 잠수 연습을 하고 있다. 바닷물이 맑고 깨끗하여 모래 바닥이 드러난다.

맑은 바닷물 밑으로 모래 바닥이 드러난다

해지는 모습이 아름다운 포구다.

선창가에 '위미어부 영어조합'이라는 활어 어판장이 있다. 참돔 1kg을 산다.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포장 판매만 한다.


'위미 어부들이 직접 잡고 팝니다. 차좌와줭 고맙수다(찾아와 주어서 고맙습니다)'

위미어부 영어조합

해변에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인 해국이 '순수한 사랑'을 기다리며 바닷바람이라는 역경을 만나도 굴하지 않고 꿋꿋이 피어 있다.

해국

그 앞에 용천수가 올라와 만들어진 물웅덩이 둘레에 기암괴석이 우뚝 솟아 있다. 동네 사람들이 신앙적으로 믿고 의지하는 돌동산이다.


여기를 조배머들코지라 한다. 위미마을을 대표하는 명소로 올레5길은 이 돌동산을 한 바퀴 돌아간다.

조배머들코지의 돌동산

조배머들코지란 구실잣밤나무와 돌동산(머들)이 있는 코지를 이른다. 구실잣밤나무나 메밀잣밤나무를 제주어로 '자밤낭' 또는 '조밤낭'이라고 하는데 자배, 조배는 그 열매를 이른다. 잣밤나무들이 많았던가 보다. 근처 중산간 도로 자락에 자배봉도 이와 연관이 있는 것 아닌가 추측해 본다.

여러 형상으로 비유되는 기암괴석

원래 이곳에는 70척이 넘는 높이의 기암괴석이 석벽을 이루고 있었다 한다. 그 지형지세가 비룡전에 용이 앉아 바닷가의 여의주를 바라보는 형상이란다. 어떤 이는 책상 앞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여 '문필봉형'이라고도 한다. '팜파스그라스'의 꽃이 모필을 연상케 한다.


조성된 나무데크에서 다시 위미중앙로로 올라간다. 빨간 유홍초가 담장을 타고 오른다. 메꽃과의 덩굴성 한해살이풀이 '영원히 사랑스럽게' 작은 꽃을 피우고 있다.

유홍초

위미 치안센터 뒤편 골목에 150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후박나무가 풍성한 그늘을 제공한다. 높이가 10m고, 둘레가 2.5m나 된다. 서귀포시에서 보호수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후박나무 보호수

대명빌라 앞에서 길이 막히는가 했더니 위미중앙로 쪽으로 빠져나가는 작은 골목이 있다. 골목을 나오면 작지만 예쁜 서점 '북타임'이 있다. 이런 것을 '참하다'라고 하는가.

예쁜 서점, 북타임

월요일은 휴점이란다. 유리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본다. 이 동네 한 달이나 있을 거니 다음에 찬찬히 살펴보자.


꽃이 새첩다.

하얀 꽃잎 안쪽에 빨간색 방점을 찍은 듯한 일일초.

콘크리트 보도블록 틈 사이로 밀고 올라와 앙증맞은 꽃을 피우는 강한 생명력에 경이로움을 느낀다.

일일초, 꽃이 새첩다.

꽃이 지기 전에 새 꽃이 피므로 항상 꽃이 있게 된다. 꽃이 매일 피기 때문에 '일일초'라고 한다. 일일초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실제로는 3~5일간 피어있다.


위미중학교에서 위미2리 교차로 사이의 밀감농장 담장에 조배머들코지, 동백군락지, 가장 먼저 피는 벚꽃마을을 알리는 조형물과 벽화가 걸려 있다.

제주에서 봄소식이 가장 먼저 닿는 마을, 한겨울의 바닷바람을 동백나무 방풍림으로 막아주는 마을, 석양이 아름다운 마을. 하지만 작고 한적한 마을에 왔다. 제주 동부권의 오름과 올레를 중심으로 걸을까 한다. (2022.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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