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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동 May 16. 2023

굼부리가 예쁜 아부오름

구좌읍 송당리


송당리 당오름과 묶어서 다녀온다. 삼나무숲이 도로 양쪽으로 하늘 높이 솟은 비자림로에서  편백나무가 우거진 천백조로로 들어선다. 편백 조림지를 지나서 나타나는 건영목장입구가 아부오름 버스정류장이다. 이어지는 송당6길에 아부오름주차장이 있고, 여기는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관광지순환버스(810-1번) 정류장이다. 30분 간격으로 지나간다.


이게 오름인가 싶다.


이곳 건영목장 안에 솟아 있는 야트막한 오름(해발 301m, 비고 51m)이 아부오름이다.


오르는데 5분, 내려오는데 3분이면 족하다. 오르막은 짧지만 가파르다. 힘들면 뒷걸음으로 올라도 좋다.

굼부리 능선 둘레길

단숨에 올라 굼부리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아마 어마 하게 큰 굼부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단순한 형태를 한 원형 굼부리로 둘레가 1,400m, 바닥 둘레 500m이고, 굼부리 지름은 670m나 된다. 비고가 51m인데 굼부리 능선에서 화구 바닥까지의 굼부리 깊이가 78m다.


옛날부터 '아보름'이라 불렀고, 송당마을 에 있다고 '앞오름', 움푹 파인 산 모양이 믿음직한 아버지 같다 하여 '아부오름'이라고도 부른다.


들꽃 살피는 재미도 한몫한다.


굼부리 둘레길 풀밭에는 엉겅퀴, 개민들레, 꽃향유, 벌노랑이, 개망초, 오리새, 솔나물 등의 들꽃이 피어 있다.

개망초(왼쪽), 엉컹퀴와 개민들레(오른쪽)

1910년 일제강점기 때에 전국적으로 피어나서 망할 亡 자를 넣어 '개망초'가 되었다는 국화과의 두해살이풀. 망국초, 왜풀로도 불린다. 꽃의 중심부는 노랗다. 지름 2cm 정도 되는 흰 꽃이 가지 끝에 뭉쳐서 핀다. 그 모습이 꽃말처럼 소박하고 청초하다. 하필이면 나라 잃은 시기에 들어와서 두고두고 원망을 듣는다.


오리새는 개망초와 마찬가지로 미국을 통해 들어와서 들로 퍼져나간 귀화식물이다. 큰 키의 가지 끝에 이삭을 모아 단 흰색 꽃이 바람에 일렁인다.

오리새

송엽초, 황미화라고도 불리는 솔나물은 꼭두서니과 여러해살이풀인데 꽃말은 '활발'이다.

솔나물


굼부리가 예쁜 오름


함지박 같은 굼부리 안에는 scoria층이 있다. 굼부리 둘레길 양쪽에 소나무와 삼나무가 빽빽하게 자라서 굼부리 안쪽도 바깥쪽도 살펴볼 수 있는 장소가 한정되어 있다.


굼부리 안쪽에는 소나무, 상수리나무, 보리수나무 등이 자란다.

굼부리 바닥은 삼나무로 둥글게 울타리가 쳐져 있다. 이 울타리는 1999년 영화 이재수의 난을 촬영하면서 인공 식재한 것이다. 연륜이 싸여 울창한 삼나무 숲을 이루고 있다.

굼부리 바닥은 삼나무로 둥글게 울타리가 쳐져 있다.

오른쪽 방향으로 굼부리를 1/3쯤 도니 나무 높이가 낮아진다. 여기부터 능선 원점까지 전망이 훤히 튄다. 서쪽으로 한라산이 중심을 잡고 사방으로 돌면서 송당리의 크고 작은 오름군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서쪽과 남쪽 능선은 굼부리 바깥 숲이 낮아지고 송당리의 크고 작은 오름군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아부오름은 굼부리 능선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일단 능선에 오르면 오르내림이 거의 없다. 평탄하고 넓은 능선이 2km나 이어진다.

커플 티셔츠를 입은 남녀가 손을 잡고 걷는다.

정상에서 기념촬영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다.

아부오름은 굼부리 능선 둘레길은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오름을 내려와 입구의 나무 밑 벤치에 앉아 땀을 식힌다.

어떤 젊은 커플이 지나가면서 '거기 그 나무가 고소영나무예요'하고 알려준다.


"장동건, 고소영이 결혼 전 여기에서 '연풍연가'를 촬영했거든요."


나는 얼른 일어나 인증샷을 남긴다.


운동 시간 53분(총 시간 1시간 6분)

걸은 거리 3.5km

걸음 수 5,821보

소모 열량 388kcal

평균 속도 3.9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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