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추운 날씨가 연일 맹위를 떨치더니 3월 들어 그 기세가 점점 수그러든다. 유래를 찾기 힘든 박빙 선거로 관심을 끈 20대 대선의 열기가 봄을 재촉한다. 이제 심판만 남은 선거일이다. 사전투표를 한 우리는 한가하게 선동 수영강변 둘레길을 걷는다.
조그마한 하늘색 들꽃이 길섶 곳곳에 피어 있다. 모야모에 물어본다. 큰개불알풀이란다.
열매의 모양이 개의 불알을 닮았다고 개불알풀이다. 대놓고 부르기가 면구스러운 이름이다. 조금 더 큰 것을 큰개불알풀이라 한다. 봄소식을 전하는 까치 같다고 해서 ‘봄까치꽃’이라고도 부른다. 그래서 꽃말이 '기쁜 소식'인가 보다. 선거 결과에 마음 졸이던 차에 '기쁜 소식'이 올 징조가 아닌가 애써 갖다 붙여 본다.
큰개불알풀은 현삼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풀로 유럽 지역에서 건너온 도래 식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 이남의 들에서 야생한다.
키는 약 10~20㎝정도이며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다. 이른 봄부터 초여름에 걸쳐 지름이 1cm가 채 안 되는 하늘색 꽃이 핀다. 하늘색의 꽃잎은 안쪽을로 들어가면서 흰색이고, 상대적으로 짙은색 줄무늬가 나 있다.
결실기는 8~9월이며, 열매가 익으면 껍데기가 말라 쪼개지면서 씨를 퍼뜨린다. 줄기와 잎에는 부드러운 털이 난다. 줄기는 아래쪽이 옆으로 비스듬히 자란다. 잎은 줄기 밑쪽은 마주나고 위쪽은 어긋나게 나며 둘레에 톱니가 3-5개씩 있다.
까치가 놀러 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 부끄러워 하늘색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뻤던 봄노래처럼 다시 불러보는 너, 봄까치꽃 잊혀져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나도 너처럼 그렇게 살면
<봄까치꽃> 이해인
이해인 님의 시, 봄까치꽃을 외워본다. 봄까치꽃(개불알풀)을 이보다 더 세심히 관찰할 수 있을까?
길을 걸으며 시귀를 외우고 또 외운다. 오늘 저녁 개표방송에서 기쁜 소식이 전해지길 간절히 기대하면서. (2022. 3.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