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곳 <경주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 위치 : 경북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1654
▷ 가볼만한 시기 : 11월 초~중순
▷ 함께 가볼만한 곳 : 양동마을, 옥산서원, 독락당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경주 양동마을에 가면 근처 옥산서원에까지 문화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화관광해설사의 재밌는 이야기를 듣는 것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옥산서원 뒷문을 지나 독락당까지 느릿느릿 걷는 가을 들녘은 너무나도 한적하고 풍요롭다. 오랫만에 누려보는 여유로움이다. 창을 닫자마자 바깥세상의 온갖 소음이 한순간에 차단되듯, 걸을수록 적막한 가을 속으로 더욱 깊이 빠져드는 느낌이다.
그러나, 얼마 못가 정혜사지에 이르러서는 감탄의 탄성을 내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노란 은행나무에 둘러싸인 채 빈 절 터 한가운데 외로이 서 있는 석탑이 앞산의 울긋불긋한 단풍과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 절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빼곡히 둘러섰을 건물을 지워내고, 오롯이 자연만을 배경삼아 우뚝 솟아 있는 십삼층석탑. 여백의 미라는게 이런걸까. 꽤 오랜 시간 머물렀지만 발길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 1년에 딱 한 번, 이 시기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이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이 씨줄과 날줄로 만나 바로 이순간 여기에서, 평생 사라지지 않을 기억속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촘촘히 나의 가슴에 아로 새겨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