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이오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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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네

우리가 살아오면서 가장 마음 아팠던 한 날

피붙이들이 서로의 가슴에 총칼을 겨누고

이념의 잣대에 목숨이 걸렸던 날

불법이 파괴되는 순간

위정자의 이기는 생명의 길들을 잔혹하게 짓이기고

곳곳에 붉은 깃발들이 걸렸었다

이상한 노래가 거리에 흘러다니고

숨 막히는 정적이 포성 속에 감돌았던

그날이네

오늘이 바로 아득한 그날이네

한숨이 무더기가 되어

시간과 공간을 흘러다니고

살아남은 자들이 아직도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그날

항존하는 아픔과 슬픔이

고체가 되어 휴전선에 걸린 날들이 시작된

그날이네

고려와 조선의 웃음들이

아득히 사라진 휴전선이 시작된

오늘이 그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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