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꽃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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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가 우거진 곳에

동학의 그 청청한 기운을 가진 듯한

고운 꽃이 핏빛으로 피었다


지난한 세월을 견디며

주변의 기세 좋은 나무들에 기죽지 않고

곧은 뿌리를 땅 속 깊이 박았다


때가 이름에 꽃대가 그들 속에서

의연하게 하늘을 우러르고

생명의 빛깔로 타올랐다


그 옛날 권력자들의 학정에 불빛의 심지를 돋우고

거친 거리에 섰던 사람들의 모습이

잡초 가득한 길에 환한 얼굴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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