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드라미와 함께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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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그라지는 계절에

유독 불타는 듯 맵시를 뽐내는

꽃송이가 있다

닭벼슬처럼 생긴 꽃

정열적으로 주변의 온 기운을 빨아들인 듯

하늘 아래 오로지 붉다

피 같이 붉은 그 꽃잎이

내 마음을 애잔함으로 머물게 한다

서리가 내리고

주변의 모든 것들이 사라져 가는 시간이다

홀로 마지막 자리를 지키며

빼앗길 줄 알고 마지막 성을 지키는 장수처럼

비장한 색상을 드러낸다

그 색상의 감각에

서늘한 겨울이 숨어 있다

겨울은 그렇게 맨드라미를 타고

우리 곁에서 자연의 이법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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