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도 꼬리가 보인다
지금은 꼬리의 한 부분에 머물며
몸통을 돌아보고 있는 시월이다
시월은 억새로 시작해 억새로 아름다운 공간을 만들고
화사한 날들을 엮고 있다
곁에 서면 세상이 환해질 정도로
억새의 품격이 대단하다
억새로 대표되는 시월의 자락들,
그 마지막 부분에서 결실과 충실의 열매를 가꾼
시간들이 천천히 걷고 있다
이제는 음미할 시간도 될 듯하다
지난했던 숱한 시간들, 억새는 떠올린다
그러면서 시월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넌지시 건너다본다.
시월이 분절적인 언어들에 의해 아득히 사라질 지라도
억새는 오랜 시간 그곳에 그대로
시간과 사람들을 지키고 있을 게다
억새가 시월의 꼬리를 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