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비행기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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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암 가까이 해변에 앉아

물을 바라보며 생각을 지우고 있노라면

비행기가 많이 방해를 한다

특히 저녁 시간은 더 하다

오 분마다 한 대씩 착륙을 하는 듯하다

시간을 재어 보지만 일정하지는 않다

거의 3-7분 사이로 비행기가 줄을 잇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멀리서 불빛부터 먼저 온다

그 불빛이 차츰 윤곽을 갖추면 비행기가 된다

그리고 내가 앉아 있는 위를 스칠 듯이 지나간다

그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으리라

나도 한 달에 한 번씩 뭍으로 왕래를 하는데

그 사람들 속에 속하리라

물먹을 하고 있다가 그 사람들을 생각한다

생각을 지우려고 해변에 앉았는데 생각이 줄을 잇는다

그들의 삶은 소설이 된다

누가 그리느냐에 따라 색깔이 다른 소설이 되고

더러는 시(詩)도 되리라 생각한다

오늘도 비행기를 보면서 인사(人事)를 생각한다

인사가 거칠면 우리들의 만남도 힘이 들 게고

인사가 포근하면 우리들의 길도 평탄할 게다

오늘도 생각을 지우려고 앉은 공간에서

소설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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