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4년의 마지막 날

by 이성진
20240126_201113.jpg


24년의 마지막 날이다

새벽 일찍 일어났다

시나브로 밝아오는 거룩한 날을 맞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24년을 빨리 보내고 싶다

25년은 희망으로 맞이하고 싶다

서러운 덩어리들은 모두 시간에게 넘겨주고

새로운, 빛나는 날들을 만나고 싶다

새 천년 금산에 올라 그렇게 마음 다해 희망의 노래를 불렀는데

올해는 제주의 바다를 통해 그런 꿈을 꾸고 싶다

성산의 한 모서리에서

돋아오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경이의 나날들을 소망하고

자잘한 것이라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상을 가지며

새로운 빛을 만나고 싶다

그 출발점이 오늘이다

묵은 설움의 덩어리들을

24라는 숫자와 함께 양지바른 곳에 잘 묻고

형언할 수 없는 사랑으로 엮인 듯한

25라는 숫자를 꺼내들어 이슬 닮은 채색을 하며

그렇게 서고 싶다

24년의 마지막 날이다

이제 서서히 동이 트고 있다

저 태양을 귀하게 여기며 달음질하는 시간을

지켜보고자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겨울 단상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