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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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많이 느끼는 것이지만 신뢰(약속 지킴)이라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아무리 사소한 것일 지라도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신뢰가 깨어진다. 한 번 신뢰가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신뢰라는 것은 <쏟아 놓은 물> <모래 위에 쌓은 성>과 많이 닮았다. 어긋나면 정말 회복하기가 힘이 든다.


가령 6시 만남의 약속이 있다 하자. 보통의 경우 10분쯤 전에 사람들이 약속 장소로 나간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경우 10분 후에 나온다. 그것은 습성이다. 그런데 그런 것들이 신뢰를 쌓는데 많은 영향을 준다. 저 사람은 원래 그렇게 늦는 사람이다. 이 얼마나 창피한 일이 되랴. 그렇게 낙인찍히면 인식이 고쳐지기가 어렵다. 그런 습성을 가진 사람은 변하기도 어렵고. 사람 관계에서 같이 일을 해야 할 경우 시간을 잘 지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중 누구와 같이 일하고 싶겠는가? 능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신뢰가 되는 사람과 일하고 싶을 것이다.


요즘 들어 이 신뢰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약속을 쉽게 어기는 경우를 많이 보기 때문이다. 약속을 어겨 놓고도 정작 당사자는 의식을 하지 않는 경우도 본다. 많은 사람들이 짜증 나고 힘들어하는 데도 말이다. 약속을 어기는 것은 시간일 경우가 많다. 물건인 상황에서는 거래에 해당되니까 약속을 안 지키기가 어렵다. 안 지키면 험악한 분위기가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시간은 그렇지 않다. 시간은 조금 어겨도 쉽게 용서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시간의 약속이 정말 사람을 아프게 하는 일이다. 개인적인 일을 하지 못하게 막는 구실을 한다. 나름의 계획에 의해 일들을 구상하고 있는데, 엉뚱한 시간이 중간에 들어오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도 된다.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저당 잡혀야 할 일이라는 체념의 지혜를 배운다. 그렇지 않은데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할 때는 상처가 된다. 그런 일은 정말 없어야 한다. 오늘도 신뢰를 생각하며 좌우로 눈을 돌려 본다.


예측되는 삶이 어떤 이에게는 풍성함과 행복이 된다. 어떤 이에게는 무미건조하게 비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상황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도의라면, 예측되는 삶도 좋으리라. 예측되는 삶은 신뢰가 이루어져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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