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걸어 다니면서 오후 내리는 빛살을
어깨에 가득 담는다
유년에 그리 먹고 싶었던 꽈배기 가게 앞을 지나면서
마을 가게라는 생각에 주머니를 뒤지고
내 입맛을 챙긴다
거리에 거리에 바람 속에 나부끼는 단풍나무가
여실히 가을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 단풍이 하늘을 배경으로 하니
아름다운 한 폭의 풍경화다
이런 공간에 내가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지녀본다
길을 걸으면서 내가 시간을, 장소를, 일을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되고
정결한 이웃들이 함께해 줌에 고마움을 감출 길이 없다
길을 빛살을 따라 돌아다니면서
어깨에 내린 가벼운 노래를 듣는다
황홀, 그리움, 여유, 아름다움, 청신함 등의 언어가
옆에 다가와 가만히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