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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밤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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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이는 소리를 들으며


희미한 가로등을 바라보고 있다


어둠이 짙어져 가는 길에


시간은 또 왜 그리 빠르게 흐르는지


시계를 들여다 보기가 허허롭다


비가 가득히 내리는 어두운 하늘


가로등을 통해서만 나뭇잎에 앉은 빗방울을 만나고


나머진 경음악처럼 소리로


의태어를 짐작할 뿐이다


어둠이 세상을 가득히 덮고 있는


심리적인 밀도가 무척이도 높은 세계


가슴 한 켠이 묵직해져 온다


비라도 내리기에 그래도 위안이 되는 시간


조금이라도 붙잡고 있고 싶어


잠에 들지 안 하고 있다


토닥이는 소리가 친구가 되어


더불어 살고 있는 이웃들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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