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남원 늪, 호수
비가 많이 와서
멋진 풍광을 만들어 내는 곳이 제주에 두 곳 있다
물론 이외에도 더러 있지만
이 두 곳은 비가 만들어 내는 장관이 그렇지 않을 때와
너무도 다르기에 신비로움까지 더한다
남원의 물영아리와 서귀포의 엉또 폭포다
여간한 비가 와서 그 장관을 드러내지 않는다
많은 양의 비가 왔을 때
마른 바위를 헤집고 거센 물줄기가 시원하게 내리고
또 많은 비가 왔을 때
산 중턱에 호수가 형성된다.
그 호수는 기적을 만들어 내는 멋진 자리를 만들고
신이한 생명들이 그 속에서 자란다
평소엔 풀이 무성한 늪이었다가
그리 비가 많이 왔을 때
다시 그리워지는 날개를 만들어 낸다
선녀들이 내려와 있는 듯
그 경이로운 나라는
지난한 계단을 올랐을 때 그들에게 안기 듯
속살을 만질 수 있게 한다
어제 우리가 갔을 때는 물기가 스민 늪이었다
지난 기억을 더듬으며 새로운 모습도 눈에 담았다
생소한 걸음이 사람들의 벗이 되어
물영아리 오름에 담겨 있음도 만났다
비가 많이 왔을 때 찾고 싶은 곳
탄성의 노래가 터져 나오는 아름다운
나라가 그곳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