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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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급 바람이 분다


노출된 커튼이 놀랍게 춤을 춘다


창문을 닫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순간에 놓여 있다


너울성 파도가 몸에 새겨진다


바다의 위용이 더욱 대단하게 감지되어 온다


난 창문을 통해, 바닷가에서


그 바람을 마주하고 있다


내 영혼의 의연함과는 상관이 없이


쉽게 몸을 가눌 수가 없다


비가 내리지 않는 것은 다행이다


비까지 몰아친다면 거리에 설 수가 없을 듯하다


바람만 만나는 일도


이리 힘에 겨운 현실인데


타인의 마음까지 헤아려야 한다면 얼마나 어려우랴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에


바람맞는 일이 없이 살아온 날들이


마음에 따뜻하게 녹아든다


주변의 모든 이들이 고맙다


그들의 얼굴이 파노라마가 되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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