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주변을 잃으면서 산 듯
지금 돌아보니 사람들이 없다
참 사람들을 좋아하며, 그들과 나누며, 그들과 만나지 않으면
시간이 흘러가지 않았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자만 때문인지, 신비 때문인지, 아집 때문인지
그들을 찾지 않았다
늘 내가 찾아가면서 관계를 잇고, 기쁨을 나누고,
웃음이 많은 시간들을 보냈는데
그렇게 다정하고, 의욕 넘치고, 따뜻한 삶이었는데
무엇에 홀렸는지 한때 그들의 의미가 적어진 듯
내 주변에서 고운 빛깔들이 색을 잃었다
그러면서 제주에 머물고, 자연을 찾고, 퇴직을 하고
관계를 맺지 않으면서도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
그 또한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화기 가득한 시절이 회복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최선인 듯 그렇게 다가온 시간들
하지만 그 또한 부족하다는 것이 공기처럼 다가온다
새로운 관계를 맺어가면서 찾아오는
아늑하고 아득한 그리운 이들
내가 선택한 주어진 삶의 길들에 회한을 가지긴 어렵지만
또한 그 사람들을 부정하는 것은
아스라한 아픔도 된다
다시 찾고, 관계를 가지고, 정성을 나누고 해도
그날들을 회복할 수 있을까?
고운 사람이 찾아오면서 내 걸음을 돌아본다
다시 그리움에 잠길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그 또한 하나의 길이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