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저녁을 재래시장 찾으며
숱한 사람들이 맛집 앞에 줄을 서 있는 것을 보며
달을 떠올린다
달을 통해서 비치는 얼굴들을 떠올린다
지금 뭍에서는 비가 온다고
구름이 가득 끼었다고
소원을 빌 대상이 가시적으론 사라졌다고
씁쓸한 낯색을 짓는다
올해도 그렇게 무탈하게 모두 건강하며
웃음이 가득한 얼굴들이 되었으면 하고
난 마음을 담아 하늘을 본다
구름 사이로 달이 웃음 짓고 있다
그 빛이 너무 영롱해 가슴에 꽃들이 핀다
그것은 제주 서쪽 해안에서 오후에 만나는
윤슬을 닮아 있다
오늘 같은 날은 모두가 달을 볼 수 있었으면
그들의 마음에 달 같은 사랑을 하나 품을 수 있었으면
윤슬처럼 그 빛깔이 반짝이며 곳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으련만
한가위 저녁에 재래시장의 얼굴들에서
많은 웃음을 보며 지구촌 모든 사람들이 그랬으면 한다
이기와 만용을 버리고, 특히 결정권자들이 그렇게 해서
파괴가 없는, 기아가 없는, 절망이 사라지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세상이 바다의 빛깔처럼 넉넉해졌으면
한가위 달을 보면서 마음에 기원 하나
열기구에 달아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