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찾아온 날에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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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으로 몸이 무거워진 날들이


달력을 한 장만 남기는 시간으로 달려간다


나들이가 쉽지 않은 뭍의 생활이


바다가 있는 공간과 올레길을 벌써 그립게 한다


되도록이면 빨리 섬으로 돌아가


아직도 못다 찾은 공간에서 영혼을 쉬고 싶다


난방 연료를 이용하지만 움직임이 둔해진 일은


어쩔 수가 없는 듯


생각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


앞에 벽 하나가 막아서면 그 뒤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어찌 타인의 마음에 들어갈까


혼자를 추스르기도 어려운 거리엔


그래도 성탄 트리가 빛을 밝히고 있다


서로 보듬고, 배려하고, 이해해 주고, 나누고


그렇게 하루가 흘러가야 하는데


주변의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내 몸을 관리하기에도 힘에 겹다


겨울이라는 서늘한 날들이 자꾸만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것 같다


이제 곧 월력을 또 한 장 때어야 한다


하루가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며


그것들이 너무 쉽게 모인다


이제 제주의 어느 중산간에 올라 눈이라도


마음껏 주머니에 담았으면 한다


그렇게 그날을 붙잡아 몸이 기억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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