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기록이라고 하나
하루가 어찌 흘러가는 지도 모르고
낯선 언어들을 대한다
일상이 잡히지 않은 시간들을 곱씹다 보면
바람만 주위에 어슬렁거린다
그리 나누고 싶은 언어의 숲들이
요즘 내 가슴에서, 눈에서 멀어져 있다
폭우가 쏟아져 모든 일들이 쓸려 가버렸는지
아무런 내용도 남아 있지 않다
참 만지기 어렵고 마음에 넣기가 숨차다
그렇게 11월도 마지막 날이 되었다
한 해가 종착역이 보이는 즈음
낯선 언어들과 마주하고 있는 시간이 서럽다
행복과 충일이 젊은 시간 숱하게
언어의 숲에 머물렀는데
이제 그 숲에는 한기만 돈다
하루의 기록이라고 11월의 마지막 날
차가운 바람 가운데 나를 세워 본다
그 기록이 언어의 날을 세우고
내 무딘 세월을 다듬어 주길 바라며
유심을 무심으로 가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