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 해수욕장은 북쪽에서 가장 사람들이 아끼는 곳이다. 여름이면 여름이라서, 겨울이면 또 서우봉의 위세를 등에 업고 아름다움과 포근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멋진 공간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이유도 그곳에서 평안을 얻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나도 이곳은 자주 찾는 편이다. 착한 가격의 맛집도 많고 숙소도 기분 좋게 머물 수 있는 곳들이 많다. 해수욕을 했던 기억도, 서우봉에 올라 숲속을 거닐던 기억도 꽃들과 바다를 섞어 조망하던 행복함도 모두가 나를 따뜻하게 한다.
이 해수욕장에 겨울에 찾았다. 모래는 씻겨 내려갈까 모두 방사포로 덮여 있었다. 여름을 위한 지킴이들의 노력이 아닐까? 그들의 애씀이 마음에 저리게 다가든다. 겨울의 해수욕장은 기억을 빼버리면 을씨년스러운 느낌이 있다. 하지만 기억을 먹고 사는 자들에겐 오히려 그리움을 우발하는 곳이 아닐까 여겨진다. 나도 그리움을 잔뜩 지니며 물끄러미 해변을 바라보았다. 바람 한 줄기가 하얀 포말을 내 어깨까지 가져다주었다.
함덕을 지나면 북촌이 나온다. 북촌은 고풍스러운 멋이 있는 곳이다. 역사와 기억들이 바닷가에도 흔적으로 남아 있다. 돌들과 기원, 그리움과 고상함 등이 어울려 서늘한 바다와 조화를 이루면서 기거하는 하는 곳, 만장굴이 있는 김녕으로 나아가게 한다. 뚜벅이의 흔적을 상기하면서 차가 흐르는 걸음에 몸을 맡기고 해안의 삶이 얽힌 ㅈ취를 쫓으며 동으로 향했다.
김녕은 다양한 볼거리와 놀이시설들을 갖추어 둔 곳이다. 해양 체험 시설들이 있고, 바다 문화 시설들을 함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다. 해수욕장도 오름도 만장굴까지 만날 수 있게 한다. 이번엔 해수욕장을 찾았다. 그렇게 넓은 주차장이 덩그러니 비어 있었다. 겨울이니 그러려니 하면서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해수욕장에 섰다. 몇몇 나와 같은 겨울 나그네들이 철새처럼 모래 위를 걷고 있었다. 그들의 일원이 되지 못하는 것은 다음 행선지에 대한 배려 때문이리라. 혼자 여행하는 자의 느낌 때문이리라
차는 해안선을 따라 월정리로 향했다. 철새 도래지가 곳곳에 있으면서 그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었다. 그것은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보금자리란 의미도 되었다. 서로 상응하는 그 무엇이 있으니까 말이다. 남쪽에는 철새들이 많았는데, 북쪽에는 하는 생각을 하면서 차를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카메라에 철새들을 가득 담으면서 그들의 비행을 생각했다. 그렇게 열심히 산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으리라. 그곳에서 삶의 힘과 열정을 얻는 시간을 가졌다.
월정리는 풍력 발전소가 그림이 되는 곳이다. 가까이에서는 어느 곳에서든 쉽게 위치를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풍력 발전소다. 주변을 지나다 보면 '아! 저기가 모래가 고운 해수욕장이 있는 월정라구나' 하는 생각을 쉬이 할 수 있다. 가까이 있는 오름에 올랐을 때 유난히 풍력발전소가 두드러진다. 남쪽에 있는 선인장 마을 월령리와 데칼코마니처럼 여겨지는 월정리, 머물고 싶은 마음으로 다가오는 곳이다
이제 지도상 제주도의 동쪽으로 나아간다. 세화 해수욕장이 사람들이 많이 머무는 곳이다. 이곳은 어느 곳보다 카페가 많은 듯하다. 연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가 세화가 아닐까 생각하는 것은 네 눈에 다기온 그들 존재의 다양함 때문이리라. 세화 해수욕장은 물이 맑기가 그지없다. 아마 동쪽의 협제와 달은 꼴이 아닐까 생각이 되는 곳이다. 밀물 썰물에 따라 해수욕장이 너무 달라지는 곳, 이름도 고운 세화다. 차를 세우고 한참이나 기억을 재생하다가 하도리, 종달리로 향했다.
이제는 우도와 성산 일출봉을 보면서 호수 같은 바다를 거니는 부분이다. 물론 비교론적으로 하는 이야기이지만, 바다는 고요한 편이다. 우도가 안쪽의 바다를 아늑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는 듯하다. 문주란 자생지로 이름난 토끼섬이 있고, 바다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으며, 아름다운 해변길이 테크로 조성되어 있는 곳, 차는 스스로 자꾸만 멈추기를 강요한다. 나도 그 풍광을 외면하고 싶지 않다. 우리의 동행은 그렇게 느린 걸음이 된다. 종달리 해변은 걷기에 멋진 곳이다. 그렇게 지나다 보면 성산 일출봉이 눈앞에 있다. 행복한 여행의 여정이 신년의 해를 만나는 일출봉만큼 화사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