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져 가는 이야기들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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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화사한 웃음으로 다가오는 것들은

서리와 함께 우리들에게 애잔한 마음을 남기면서

떠나간다

떨리고 쓰리고 안타깝고 아득한 느낌이 아니라

순화되고 정화되고 무의지로 섭리대로

그렇게 떠나간다

이슬을 머금고 잠시 머물다가

서리와 힘께 스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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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스모스를 보면서 많은 그림이 그려보았다

아름답게 채색도 해 보고

아름답게 형상도 지어 보고

옆에 멋진 존재도 세워 보고

영원을 꿈 꾸며 맑은 하늘도 그려 넣었다

하지만 그것은 가을이었다

가을은 코스모스에게 시간을 전했다

빨리 꽃잎을 지우고 씨앗을 만들라고

대다수는 가을의 조언을 듣고 가시 있는 씨앗으로

다가오는 해를 기약하는 듯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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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그것을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

마지막 남아 겨울을 맞이 하는 꽃잎을 보았다

그래 어느 날 아침, 힘을 잃고

하늘도 쳐다보지 못하는 꽃잎을 얘기한다

그 해의 마지막을 밝혀 주는 그들을 얘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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