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의 한쪽 구석진 곳에 머물러
영화를 좇는 숱한 사람들의 마음을 바라보며
지내온 세월의 흔적이 예쁘게 묻은
이름도 고운 가은 역
지난 시절에는 이곳도 부유함의 꿈을 지니고
많은 사람들이 머물렀다
얼굴에는 비록 검은 자국들이 흘러 다녔지만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던 때도 있다
하지만 정부 시책으로 에너지원이 바뀌고
이곳은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예쁘고 고운 이름의 작은 역만 남긴 채
꿈과 영화도 애증도 떠났다.
하지만 또 어느 땐가 이곳에 사랑이 깃들기 시작했다
삶에 지친 영혼들이 사람이 적은 곳을 찾게 되고
오히려 그것이 사람들이 모이는 가은을 만들었다
가은 역은 사람들이 잠시 머무는 플랫폼이 되었다
기차는 없었지만 가공의 기차를 만들고
차표는 없었지만 음로를 나누면서
철길은 그렇게 영원으로 향한 듯 나란히
사람들의 마음에 달리기 시작했다
문경의 한쪽 구석진 곳에 머물러
자유를 좇는 숱한 사람들의 영혼을 느끼며
지나갈 세월의 흔적을 예쁘게 가꿀
이름도 고운 가은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