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곳에 산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건너고 아파했을 산이
말없이 그곳에 있었다
짙은 색의 단장을 하고 가을을 보내며
기억 속의 나날들을 줍고 있었다
그 산 너머에는 예쁜 꽃밭이 있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런 지난 기억들이
산의 능선을 타고 전해 지면서
다가가고픈 마음이 강하게 작용한다
단풍이 붉게 타고 있었고
낙엽이 색조를 변화해 회광반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 산에 내려앉은 햇살은
또 그리움의 빛깔을 지니고 있었다
산맥의 능선을 따라 북으로 올라갔을 남부군들의 잔영도
심마니들의 호기로운 웃음도
그 산에서는 모두 일렁거리는 춤이었다
정말 숱한 사람들이 생명과 사랑을 안고
바라보았을 나무, 하늘이 거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