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시간을 거닐며

by 이성진

밤 9시 10분, 21시 10분

이 어두움의 시간, 밖에 나가보았다

보통 이 시간만 되면, 방에서

다음 날을 계획하기가 일반인데

오늘은 쓰레기 분리수거도 있고 해서

밖으로 나가 보았다.

날씨는 맑았다. 가로등 불빛만 허공에 높이 걸려 있었다

공기는 차가웠다

서늘함이 옷깃 아래로 스멀거리며 다가왔다

밤 9시를 넘기는 시간은 그렇게

스스로를 갈무리하기에 바빴다

이 땅에, 이 하늘에 온기가 가득했으면

하는 마음이 밀려오는데,

그 마음이 붙잡히고 있다

세상은 그렇게 바이러스로 마스크를 하게 만들고

나는 입과 콧속에서만 온기를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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