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밝아온다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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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밝아온다. 시나브로 흐르는 빛의 기억이

물상들을 토해 내고 있다

모든 것들이 명확해지는 공간에

시간은 자신의 할 일을 다하고 있는 듯

숫자를 헤아리는 모양으로 흐르고 있다

참 잘 가고 빠르다

벌써 금요일이 돌아왔다

월요일이 어제 같은데, 금요일을 맞이하면서

쉼의 공간을 떠올린다

아늑한 호수가 있는 마을

더 넓은 바다가 있는 공간

아름다운 나무들이 키재기를 하고 있는 곳

더없이 잘 닦아 놓은 도로

이렇게 사람이 없는 자리를 떠올릴 수밖에 없는

쉼의 희한한 여건이다

사람들과 더불어 정겨움을 나누고

사람들과 함께 운동을 하고

사람들과 같이 맛있는 것을 먹는

생활이 쉼을 위해서 멋진 공간을 연출할 것인데

요즘은 그렇게 할 수 없다

금요일이 와도 우리는 사람들을 피해

우리들만의 공간을 탐하며

시간을 가꾸어야 한다

하루가 밝아온다. 시나브로 시간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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