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의 길도 좋다
다듬어진 길도 좋다
그냥 가보는 거다
그 끝은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끝은 우리들의 몫이 아니다
그것은 주장하는 자들의 몫이고
우리는 길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된다
봐라 옆의 나무들이 얼마나 마음을 주냐
서로 나란히 키 자랑을 하면서
우리들을 안내하고 있지 않느냐
그늘 아래에서 쉬어도 좋을 게다
나주 줄기에 등을 대고 비벼도 좋을 게다
주어지는 햇살 한 조각에도 감사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나뭇잎 한 조각이라도
간직할 수 있으면 되는 거다
야상의 길도 좋다. 그 맛이 있다
이렇게 깨끗하게 손 본 길도 의미 있다
어느 제도 아래에서 살아가든
그 현실 속에서 찾아가면서 자리를 지키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