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11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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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길도 좋다

다듬어진 길도 좋다

그냥 가보는 거다

그 끝은 생각하지 말기로 하자

끝은 우리들의 몫이 아니다

그것은 주장하는 자들의 몫이고

우리는 길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된다

봐라 옆의 나무들이 얼마나 마음을 주냐

서로 나란히 키 자랑을 하면서

우리들을 안내하고 있지 않느냐

그늘 아래에서 쉬어도 좋을 게다

나주 줄기에 등을 대고 비벼도 좋을 게다

주어지는 햇살 한 조각에도 감사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나뭇잎 한 조각이라도

간직할 수 있으면 되는 거다

야상의 길도 좋다. 그 맛이 있다

이렇게 깨끗하게 손 본 길도 의미 있다

어느 제도 아래에서 살아가든

그 현실 속에서 찾아가면서 자리를 지키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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