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날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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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다. 바이러스 확진자 숫자가 나날이 갱신된다

활엽수 나무는 모두가 헐벗었다. 나목이 되었다

하늘에 무엇을 말하려는지 가는 팔을 뻗고 쳐다보고 있는 나무

바람이 그 끝에 앉았다

차갑다. 사람들의 걸음이 무척 무디어 보인다

그만큼 몸을 옷감들로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리라

이제는 누구를 바라봐서도 안 된다. 자신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

차갑다. 차들도 엉금엉금 기어 다니는 듯하다

서쪽에서는 첫눈이 온다는 소식도 들려오는데, 이곳은

그런 축복도 받을 수 없는 메마른 땅이다

차갑다. 모든 세상이 얼어붙은 듯한 시간들이다

그 속에 작은 꽃눈을 본다. 나뭇가지에 딱 달라붙어 있는 꽃눈

생경한 장면으로 만난다. 차갑다 그러나 차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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