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열매

by 이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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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위에 어느 산 자락에

붉은 열매가 가지런히 달려 있었다

분명히 산짐승들의 먹이인 듯한데

아직도 찬란히 빛을 내고 있는 것을 보니

산짐승이 범접하지 못할 곳인 듯

아니 아직 발견하지 못한 곳인 듯

지금 산에는 배가 고픈 것들이 많을 터인데

이들도 충분히 그들을 기껍게 할 것인데

나만 이렇게 즐거이 보고 있다

이 겨울이 지나기까지 짐승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스스로 낙하하여 흙으로 찾아 들어가 다시 생명으로

부활할지도 모른다.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이때에 어느 산자락

곱고 붉은 열매가 자연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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